건축사 5인의 작품전 ‘얼리 아키텍트’, 일주일간의 여정 마쳐
‘건축 이외의 것들을 미리 즐기는 건축사’라는 뜻 담아 홍성용·오호근·이훈길·박정연·김동희 건축사 참여
‘얼리 아키텍트(Early Architect)’를 주제로 한 건축사 5인의 작품 전시회가 지난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이레간 인사동 아지트미술관에서 열렸다. ‘얼리 아키텍트’는 건축 이외의 것을 미리 즐기는 건축사를 의미하며, 이번 전시에는 홍성용, 오호근, 이훈길, 박정연, 김동희 건축사가 참여했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공유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스쳐 지나간다는 문제의식 아래, 건축사들은 자신의 창작물을 선보였다.
홍성용 건축사(더모이 건축사사무소)는 ‘관계의 시간 위에 남겨진 것들’을 주제로, 건축사로 오랜 기간 활동하며 쌓인 내면의 감정과 감각을 형상화했다. 홍 건축사는 건축 현장에서 나온 폐목재, 금속, 유리 조각 등을 소재로 감정의 반응과 파편을 조형 언어로 그려냈다.
박정연 건축사(그리드에이 건축사사무소)는 ‘아름다움의 표현에 대한 갈망’을 펜드로잉으로 담아냈다. 아름다운 건축물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할 때 그려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감정을 표현했다. 박 건축사는 순간의 기억과 경험의 기록이 특별한 감정을 붙들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김동희 건축사(건축사사무소 KDDH)는 자신이 느낀 ‘공간의 즐거움’을 공유했다. 단순한 건물이나 구조물이 아닌 ‘공간’은 그에게 있어 감각의 흔적, 마음의 결, 기억의 켜로 이뤄진 유기적인 장이다. 김 건축사는 익숙한 것에서 낯선 감각을 발견하는, 공간을 즐기는 방식을 공유한다.
이훈길 건축사(주.종합건축사사무소 천산건축)는 ‘선으로 구축된 공간과 사유’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선은 근원적인 조형 언어로, 공간과 인간, 도시와 존재 사이를 긴장과 고요를 절묘하게 직조해낸다. 이 건축사는 선 너머로 드러나는 풍경을 내면의 단면처럼 그려내며, 도시를 읽는 방식을 새로운 언어로 제안한다.
오호근 건축사(주. 종합건축사사무소 디자인캠프문박디엠피)는 ‘시선의 거울 – 슈뢰딩거의 상자’로 정서의 구조화에 대한 건축사의 시도를 담아냈다. 다양한 차원에서 교차하는 동물의 시선은 이름 붙여지지 않은, 중첩된 감정을 표현한다. 이름 붙여지지 않은 감정이 관람자의 응시를 통해 하나의 상태로 결정됨을 의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