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실무 확장 길 제시하는 명지건축사연합 초대회장 최홍종 건축사 “디자인만으론 부족…기획과 PM도 건축사의 몫이죠”
후배 건축사 실무 적응 돕는 동문 조직, 창립 1주년 맞아 건축사, 설계·감리 넘어 ‘기획·금융·분양’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설계에 금융·운영 더해 용역비 4∼5배 인정받은 사례도 소개하며 경험 전해
지난 5월 21일,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출신 건축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약 200명의 건축사가 참여하고 있는 동문 조직 ‘명지건축사연합’이 창립 1주년을 맞아 마련한 행사였다. ‘건축과 AI’를 주제로 강연과 공연이 어우러진 축제 형식의 행사가 열렸고, 행사장은 동문들로 가득 찼다. 이 자리에서 만난 초대회장 최홍종 건축사(건축동인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후배들이 현실에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해 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Q. 창립 1주년을 맞은 소감과 주요 활동이 궁금합니다.
초대 집행부의 목표는 후배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줄이자는 것. 작년에 처음 마련한 ‘라운드테이블 텐텐’에서는 건축사의 업무영역을 설계·감리에서 더 확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함께 고민했어요. 현장에서 제가 직접 겪은 두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하며, 건축사가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습니다. 그 행사를 계기로 11학번, 12학번 후배들이 연합에 많이 참여하게 됐고요.
Q. 초기 행사 이후,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넓히셨나요?
건축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으니까, 민간시장 외의 대안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겼죠. 그래서 LH 매입형 주택에 대한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설계와 감리에만 머무르지 않고, 건축사가 PM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Q. 이번 1주년 행사에서는 AI를 주제로 다뤘습니다.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특히 소규모 사무소가 많은 현실에서 실질적인 도구로 기능할 수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었어요. 이번에 강연자로 나선 백희성 건축사〔킵(KEAB)건축사사무소〕는 1년 동안 AI를 실무에 도입해 테스트해왔습니다. 그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한 겁니다. 건축 설계의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였고요.
Q. 연합의 향후 운영 방향은 무엇인가요?
외형을 넓히기보다 내부를 촘촘히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동문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선배 건축사들이 실무 경험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그게 목표입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요?
지난해 10월 가진 ‘1st 라운드 테이블 10.10’을 빼놓을 수 없죠. 현장에서 설계부터 PM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면서, 업무대가도 기존 대비 4∼5배 수준으로 인정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례를 후배들과 나누는 일이 가장 뜻깊었어요.
Q. 말씀하신 PM은 시행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시행은 말 그대로 사업을 주도하는 것이고, 우리가 하는 일은 조력입니다. 건축주가 놓칠 수 있는 금융, 설계, 시공의 흐름을 옆에서 조율하는 역할이죠. 건축사가 도면만 그리는 게 아니라, 전체 흐름을 이해하고 컨트롤하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Q. 후배 건축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모두가 디자인만 고집하면 오히려 경쟁이 더 치열해집니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야 해요. ▲상품기획 ▲법규 검토 ▲클라이언트 응대 ▲기술 자문 등 여러 분야가 있고, 그만큼 다양한 진입로도 있습니다. 분업적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