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의 작품노트] 시선 교차 최소화한 부드러운 ‘소프트 월(Softwall)’- 박성일 건축사, 피에스아이 건축사사무소(충청북도건축사회)

박성일 건축사의 ‘소프트 월(Softwall)’은 기존 환경 위에 새로운 공간을 형상하는 방식이 도드라진 작품이다. 한적한 시골동네, 들판이 넓게 펼쳐지는 풍경, 현황도로, 대지의 단차 등의 조건 속에서 박 건축사는 공간 구성의 질서를 다르게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  

주택의 외벽인 부드러운 콘크리트 벽체는 공간 이용자와 주민 간의 시선 교차를 최소화한다. 곡선 형태의 이 벽은 내·외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면서 하늘로 열린 오픈 스페이스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공간 이용자와 마을 주민은 각자의 시선으로 서로 다른 풍경을 향유한다. 박 건축사는 이 벽이 서로를 격리하는 장치가 아니라, 공간 이용자의 휴식과 주민의 일상을 여과하는 기능을 하도록 의도했다. 

동시에 이 벽은 주택 안쪽으로 마을의 목가적인 풍경과 휴식 공간인 마당, 수영장 등 삶의 장면을 담아낸다. 부드럽게 에워싸는 아크 벽(Arc Wall)은 적절한 간격으로 아늑한 내부 공간을 더욱 편안하게 감싸준다. 박성일 건축사는 ‘인간 거주의 재이해’를 목표로, 기능과 미, 쉼터로서의 공간을 넘어 주변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공간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