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경제이야기] 고성과팀의 숨겨진 비밀은 ‘심리적 안전감’
구글은 고성과 팀의 비밀을 찾기 위해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에서 영감을 받아 구글은 고성과 팀의 비밀을 찾기 위한 프로젝트 이름을 ‘아리스토텔레스’로 정했다.
팀 운영 규칙은 물론이고 인재의 배치나 네트워크 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고성과의 원인을 찾기 위한 다양한 가설을 검증했는데, 이런 통상적인 가설은 고성과와 큰 관련이 없었다. 아리스토텔레스 팀은 의의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 고성과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리적 안전감은 팀 구성원들이 부담감이나 불안감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고 실패할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전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뜻한다. 구글의 연구 이후 심리적 안전감은 가장 중요한 경영의 화두로 부상했다.
하지만 구글은 2023년 1만 2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구글의 심리적 안전감은 무너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의 강한 비판도 이어졌다.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기도 어려워지고 실패를 감수하기도 어려워진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심리적 안전감 분야의 대가인 에이미 에드먼슨 하버드대 교수는 이 사건을 계기로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업계의 오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리고 최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심리적 안전감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란 글을 기고했다. 핵심 내용은 심리적 안전감이 친절함 같은 덕목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친절함이나 편안함을 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심리적 안전감과 관련이 없다. 오히려 심리적 안전감의 핵심인 솔직함을 구현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발표 내용에 문제가 있을 때 친절한 사람이 되려면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직업적 안정성과도 상관이 없다. 기업은 여러 이유로 경영과 관련한 냉정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구글도 특정 상황에서 경영적 판단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을 것이다. 에드먼슨 교수는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들이 경영진의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구글에 심리적 안전감이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심리적 안전감과 높은 성과 추구는 서로 상충하는 가치라는 생각도 잘못이다. 심리적 안전감은 조직이 더 높은 성과를 추구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다. 즉, 높은 성과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서로의 생각이나 상황을 솔직하게 소통하며 지혜를 모아 방법을 찾아가기 위해 나온 개념이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조직 내의 불편한 진실, 시장이나 기술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문제, 고객의 불만이나 문제 상황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소통하며 함께 대안을 모색하는 문화가 심리적 안전감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