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지역 신진 건축사의 설계대가 적정 기준과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2025-05-12     우혜련 건축사·이우 건축사사무소(경상남도건축사회)
우혜련 건축사·이우 건축사사무소(사진=이우 건축사사무소)

최근 건축사신문에 게재된 ‘신입회원들이 말하는 현장 고민과 제도 개선 요구’ 기사를 읽었다. 마흔일곱 명의 신입 건축사는 민간 설계대가 기준 부재로 인한 혼란, 과도한 가격 경쟁, 현장과 괴리된 설계공모 제도, 복잡한 행정 절차, 소규모 사무소 운영의 어려움 등을 대표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 기사에는 필자가 사무실을 운영하는 5년 동안 느꼈던 어려움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패기 있던 지역 신진 건축사가 업계에 발을 내딛고 시행착오를 겪었던 경험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 경험을 토대로 필요하다고 느낀 제도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먼저 설계 대가의 적정 기준과 업무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아마도 많은 신진 건축사가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일 것이다. 신진 건축사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적정 설계 대가를 제시해도 아직 경력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더욱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진 건축사라면, 지역이라는 이유로 ‘그에 대한’ 대가 조정을 요구받는다. 젊은 건축사의 열정은 덤으로 여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신진 건축사는 어렵사리 얻은 기회를 위해 건축사의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대가를 조정하고, 열정과 최선을 다한다. 신진 건축사라고 해서 전문성이 뒤처지지 않음에도 우리의 적정 대가는 항상 아래에 머무는 현실이다. 지역에서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대개의 업무는 기획업무부터 사용승인까지 건축사가 담당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나 감리 지정이 되는 프로젝트는 그나마 업무범위가 정해진다.

하지만 그보다 더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의 경우 설계자가 설계, 인허가, 현장관리, 사용승인까지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긴 시간을 소요해야 한다. 소규모 건물은 소위 말하는 ‘신고’만 하면 되는 간단한 절차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다고 해서 건축사의 시간과 노력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신진 건축사들은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설계공모에 당선되거나 차근차근 포트폴리오를 쌓아 시장의 주목을 받을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지역의 신입 건축사들은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제도적으로 민간 설계대가 기준과 업무 범위가 마련된다면 건축물의 품질과 건축사의 품위를 지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