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인성 건축사 “민간 업무대가 정상화·대가 지급보증으로 건강한 건축 앞당겨야”
7년째 제주살이, “제주의 기후와 문화 반영한 건축 할 것” 국민들의 건축에 대한 이해 넓혀 건축사 위상 제고 필요
5월, 본지가 주목한 신입회원은 제주특별자치도건축사회 최인성 건축사이다. 그는 “‘동상이몽’이 아닌 ‘동상동몽’을 통해서 건축주와 건축사가 만족하는 프로젝트로 거듭날 수 있을 겁니다”라며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건축주와의 소통과 교감에 각별한 정성을 들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천혜의 비경과 건강한 자연을 가진 제주에서 제주의 색깔이 녹아든 건축을 하고 있는 최인성 건축사를 통해 우리 건축이 건강해지는 방법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평소 생각하던 건축 비전과 철학을 실현해 보겠다는 포부로 2021년 ‘최인성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해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세 명의 아이들과 함께 제주도에 정착한 지 2년 후였습니다. 7년째에서 서귀포에서 생활하면서 기후적이나 지리적으로 이국적이고, 자유로운 특성을 가진 제주스러움을 어떻게 건축적으로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습니다. 현재도 마찬가지고요. 설계과정에서 제주의 건축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반영하려 하고 있고, 이에 더해 건축주와 ‘동상동몽’의 소통과 교감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육지에서 층간소음 때문에 이곳으로 왔는데, 현재는 그렇게 이사 온 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건축과 공간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시민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큽니다. 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제고 효과를 기대하는데, 이는 건축사들의 건축문화 발전에 대한 고민과 열정을 시민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울러 아이들이 공간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추구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건축학교’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공간에 대한 이해, 공간에 대한 가치 실현이 곧 국민의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협회에 바라는 점은 민간 설계대가 기준의 조속한 확립과, 업무대가 지급 확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기준에 부합하는 도서작성과 그에 합당한 대가지불이 보장된다면 대한민국 건축이 보다 건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건축사에 대한 호칭(설계사, 건축가 등)의 문제, 건축사의 업무 및 역량에 대한 대국민 홍보의 필요성도 강조되어야 할 것입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설계비와 감리비 예치 제도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 사례로 허가권자 지정감리를 통해 감리 업무를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감리비 협상도 쉽지 않았고 대가 역시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만약 착공 시 감리비용 예치가 이뤄졌다면 그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테고, 업계 감리비 지급에 대한 문제에서도 건축사들이 해방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식 대가기준에 의해 도서가 작성되고, 지급시기에 따라 예치된 업무대가가 정상적으로 지급된다면 사무소 운영도 상당 부분 안정화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사라는 직업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고객과 회의하는 과정, 설계안이 정리될 때까지 많은 고민들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보람과 희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다만 건축문화의 발전에 대한 아쉬움을 다소 갖고 있습니다. 건축과 공간의 가치에 대해 국민들이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환경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요즘입니다. 실제 국민들이 공간의 가치, 우리나라 건축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면 건축사의 위상은 물론, 산업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과거에 근무했던 선배 건축사들이 문득문득 생각납니다. 사무소 운영이 쉽지 않았을 텐데 묵묵히 대표 건축사로 직원들을 이끌었을 노고를 생각하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한걸음한걸음 걷다 보면 수많은 족적을 발견하게 되듯, 선후배 동료 건축사 여러분 모두 잘 버티고 이겨낼 수 있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서로 ‘원팀’의 구성원으로 ‘동반자’가 되어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대한민국이 건축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게 힘내 주시실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