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혜정 건축사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 선사하는 공간 구현은 설계자의 소통과 탐구의 영역”
I AM KIRA 신입 회원에게 듣는다 – 정혜정 건축사, 건축사사무소 가인(경상북도건축사회) 설계공모, 현실적 보상체계 마련해 지속가능 공모문화로 거듭나야 신진건축사 실무경험 공유 플랫폼으로 업계 정착과 유인 가능 어려운 시기, 동업자 정신으로 상생의 가치 되새길 때
“예산 수립, 회계 결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건축사는 만능이 되어야 하더라고요. 꿈을 좇아 건축사가 되고 사무소를 개소했지만, 경험하지 못했던 해야 할 일은 많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혜정 건축사는 업계 입문 후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에 대한 고민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의 부재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길을 열어준 선배 건축사, 앞으로 같은 길을 걷게 될 후배 건축사들과의 가교 역할에 관심을 보였다.
협회 차원에서 신진 건축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길 기대하며, 자신 또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시간을 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4월의 어느 봄날, 정혜정 건축사를 만나봤다.
Q. 건축사사무소 개소 소감과 개소에 따른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건축학과에 진학하면서부터 건축사로서의 꿈을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자격 취득 후 건축사사무소(건축사사무소 가인)를 개소했습니다. 경험이 있는 분들도 많을 텐데, 개소 후 얼마동안은 설계뿐만 아니라 계약, 예산관리와 같은 다양한 업무에 적응하느라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최근에는 건축이 단순 공간설계를 넘어 삶의 경험과 가치를 담아내는 일이라는 점을 깊이 깨닫고 있으며, 때문에 건축주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들의 요구와 이야기를 공간에 구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제약도 많지만 그럼에도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실현할 해법을 찾아낼 때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프로젝트마다 예산, 법규 등 다양한 현실적 제약도 따르지만, 이러한 한계는 오히려 프로젝트를 더 깊이 연구하고 도전할 수 있는 동기가 될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건축사로서 어떤 꿈과 비전이 있는지, 또 입회 후 건축사협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용자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이 건축이라고 하면, 공간을 이용하는 이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건축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탐구해 궁극적으로 사용자 중심의 공간을 구현하는 건축사가 되고자 합니다.
한편, 신진건축사들이 실무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낯선 분야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경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신진건축사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제시하리라 기대합니다.
Q. 실제 업계에 몸담으면서 느낀 애로사항이나 건축사 업무 시 불편사항 등 제도적 개선점을 제시한다면?
최근 건축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설계공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공모작의 수준이 높아지는 순기능은 있지만, 경쟁이 과열되면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참여율은 높아지지만 보상비와 설계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으며, 출품을 위해 출력비 등 제반 비용 역시 소규모 사무소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모전의 보상체계를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하고, 과도한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된다면 현재보다 선진화되고, 지속가능한 공모문화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
건축 공모전은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더 나은 건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실질적인 지원이 확대된다면 건축사들이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선·후배, 동료 건축사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이 있을까요?
건축사사무소 가인은 ‘사람을 위한 공간’을 고민하며, 사용자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건축을 지향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도전하며, 공간이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깊이 연구하고자 합니다. 배워야 할 과제들도 많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단계지만, 한 걸음씩 성장해 나가고 있으며, 곁에서 많은 선배 건축사들께서 도움을 주고 계십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힘든 시기, 선후배 동료 건축사분들과 함께 지혜를 모은다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만큼, 앞으로도 좋은 건축을 함께 지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