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답사수첩] 도심의 고요함, 불로동 고분군(不老洞 古墳群)

2025-02-25     김진섭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대구광역시 동구에 속하는 불로동(不老洞)은 후삼국 시대에 오천 명의 원군을 이끈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견훤 부대와 공산전투(동수전투)에서 참패하고 후퇴하다 현재의 불로동에 오니 노인과 부녀자는 모두 피난 가고 어린아이 등 젊은 사람만 남아있었다는 고사(古事)를 바탕으로 불로동이라 명명되었다. 불로동의 동쪽에는 이 지역 일대의 토착 지배세력의 집단무덤으로 5세기 전후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분군인 ‘불로동 고분군’이 형성되어 있으며 사적 제262호로 지정 되어있다.

눈 내린 저녁의 고분군 풍경 (사진=김진섭 건축사)

삼국시대의 고분군
불로동 고분군은 대구지역에 존재하거나 존재했던 고총 고분군 가운데서 가장 양호한 상태로 잔존해 있는 고총 고분군이다.
고분군은 팔공산에 연결되는 해발 426m의 문암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어내려 불로천에 접하는 능선 일대인 해발 53~83m의 동서로 길게 뻗은 능선과 북서쪽으로 뻗은 긴 능선의 정상부와 경사면 일대에 조영 되어 있다. 이곳은 불로천과 경부고속도로 사이의 나지막한 능선에 해당한다.

무덤의 지름은 15∼20m, 높이 4∼7m 정도가 보통이며, 내부구조는 냇돌 또는 깬돌로 네 곳에 벽을 쌓고, 판판하고 넓적한 돌로 뚜껑을 덮은 직사각형의 돌 방이 있으며, 그 위에 자갈을 얹고 흙을 덮었다. 껴묻거리(부장품)로 금제 혹은 금동제 장신구와 철제무기 무늬를 새긴 토기 등 많은 출토물이 있다.

이 무덤들은 대개 5세기 전후 삼국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 지역 일대를 지배하고 있던 토착 지배세력의 집단무덤으로 추측을 한다. 불로동 무덤들은 위치가 구릉이라는 점과 무덤 내부가 돌무지무덤과 비슷하게 깬돌로 지은 점, 그리고 돌 방이 지나치게 가늘고 긴 점에서 낙동강 중류 지역 계통임을 알게 해 준다. 그러나 유물의 형태나 질이 신라와 유사하여 이 지역 세력의 복잡한 문화양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서 봉분이 무너지고 풀이 무성해져서 원형이 훼손되고, 근현대에는 공동묘지로 사용하기도 했다. 내부를 발굴하고 외형을 복원하여 지금은 고분 210여 기로 정리했다. 고분마다 돌에 번호를 새겨 표시했으며, 번호 대신 이름이 적힌 것은 공동묘지에서 이장하지 않은 묘다. 1978년 사적 제262호로 지정된 후 211기에 대한 봉토분이 복원되고 주차장을 만드는 등 정비작업을 마무리하고 ‘불로동 고분 공원’으로 꾸몄다.

금계국이 핀 고분군 (사진=김진섭 건축사)

도심의 힐링 명소
불로동 고분군은 2010년대 중반부터 대구광역시 지역의 대표적인 나들이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드넓은 구릉 곳곳에 소나무가 심겨 있으며, 고분군 사이의 오솔길에 억새가 심겨 있다.

고분은 완만한 구릉에 퍼져 있어 야트막한 언덕을 거니는 기분이다. 고분 주변으로 북쪽의 경부고속도로를 제외하면 나머지 방향으로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다. 접근성이 좋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걷기에 좋으며, 초등학생들의 현장학습으로도 많이 찾는 곳이다.

공영주차장 옆에 해설사가 상주하는(월·화 휴무) 관광안내소가 있고, 주차장 남쪽으로 생태 학습장처럼 불로 고분 자연마당을 조성했다. 5월이면 금계국이 피어 온통 노란 풍경이 구릉을 따라서 눈에 들어오고, 7월에는 강기슭 개망초가 마치 눈이 내린 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산책로를 따라서 천천히 경치를 감상하며 걸어도 30~4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누구나 무리 없이 방문하여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불로동 고분군 바로 아래 위치한 불로전통시장은 1930년부터 운영된 역사 깊은 시장이다. 1980년대 초반까지는 경북 5대 오일장에 포함되었을 정도로 규모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계절별 다양한 특산품이 모두 모이기 때문에 오일장이 열리면 시장은 방문객과 상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출처 : 위키백과
주차장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 산 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