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관용 건축사 “제대로 된 건축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건축사의 역할”

2019년부터 건축실무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만 넘겨 AI 활용한 꼬마빌딩 디자인 전자책, 10권 출간 “현업에 AI 적용은 쉽지 않을 듯, 레퍼런스로 활용하길 추천” ‘건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일상에서 마주치는 소규모 건축물이 이끄는 변화 주목

2025-01-17     조아라 기자
유튜브 10만 구독자를 달성해 실버버튼을 받은 이관용 건축사(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건축을 콘텐츠로 다루는 유튜브 채널이 많아졌다. 다양한 건축 콘텐츠 속에서도 건축 실무를 주제로 구독자 수 10만 명을 달성해 실버 버튼을 받은 채널이 있다. 이관용 건축사(.오픈스케일건축사사무소)2019년부터 꾸려 오고 있는 이관용 건축학교. 2018년 건축학교를 시작으로 유튜브 채널까지 꾸준히 건축 교육을 진행 중인 이관용 건축사를 만나봤다

건축학교는 사무소를 처음 개소하는 건축사분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목적에서 출발했습니다. 실무 경력이 있더라도 막상 처음 사무소를 개소하고, 운영하고, 현장에서 실무를 진행하다 보면 맞닥뜨리는 문제가 적지 않습니다. 건축사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들을 놓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요. 건축학교는 그러한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유튜브도 비슷한 이유에서 시작했는데요. 유튜브를 보다 보면 잘못된 건축 정보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부동산 유튜버들이 해설하는 건축법을 보면 올바르지 않은 정보를 그대로 유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실제로 피해자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제대로 된 건축 정보를 전하는 것 역시도 건축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는 1년여의 고민 끝에 시도한 도전이었는데 실버 버튼까지 받게 돼 의미가 큽니다.” 

이관용 건축사는 건축사로서 쌓아 온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건축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말한다. 이는 건축사가 건축 법령 해석, 건축 법 질의 회신, 건축 민원 등 전문적인 영역의 지식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의외로 많은 분이 건축으로 인한 분쟁, 사건·사고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건축 지식이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다 보니 생기는 일이라고 봅니다. 제 유튜브는 건축 법령의 통달이 아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적어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들을 대비하자는 목적이 있습니다. 건축사, 행정청, 건축주 등 건축 관계자가 법령 지식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고요. 법령이 개정되는 만큼 건축 관계인들도 꾸준한 지식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전문 지식뿐 아니라 건축건설업계 전반에 관한 정보도 다루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만큼이나 이관용 건축사가 꾸준히 이어 가는 작업이 있다. 벌써 열 권을 출간한 꼬마빌딩 전자책 시리즈다.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소규모 건축사사무소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 위주의 디자인을 전자책으로 엮어냈다

“‘꼬마빌딩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디자인 레퍼런스로 삼기 좋은 디자인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AI 프로그램으로 작업한 결과물로,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만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해 전자책으로 묶어봤습니다. AI를 우려하는 분도 있지만, 제가 봤을 때 AI를 건축 설계에 적용하려면 10년이 지나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현업에 적용할 수준까지 기술이 발달하려면 엄청난 투자와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도 어려울 것 같고요. 저는 건축사들이 AI를 디자인 레퍼런스처럼 활용해 보기를 권합니다. AI는 툴이고, 툴을 활용하는 사람이 어떤 입력값을 넣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집니다. 도구로서의 사용도 사용자의 능력에 좌우된다고 볼 수 있죠. 이제는 AI를 활용해 좋은 디자인 레퍼런스를 참고하는 게 하나의 활용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좋은 디자인을 응용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건축 디자인이 완성될 것이라 봅니다.” 

100여 채 가까이 준공한 이관용 건축사는 준공 작품을 소개하며 건축으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말을 덧붙였다.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소규모 건축물이 좋은 장소, 좋은 도시, 좋은 건축을 만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새로 준공된 건축물 한 채를 시작으로 상권과 분위기까지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런 변화의 경험이 쌓여 건축 문화를 발전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설계부터 준공까지 건축 과정이 길다 보니 건축적 경험의 효용을 즉각적으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좋은 디자인의 설계가 중요합니다. 그런 만큼 건축사들이 어떤 건축이 좋은 건축인지, 누구를 위한 건축을 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더불어 전문가적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