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반도건축위원회 세미나…트럼프 2기 남북협력 가능성 진단

남북협력 변화와 에너지 자립도시 구축 논의…건축산업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제시 트럼프 재집권·DMZ 에너지 벨트 구축 등 한반도 건축 미래 조망

2024-12-18     박관희 기자
12월 17일, 건축사회관에서 2024 한반도건축위원회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십여 년 전 대한건축사협회 남북건축교류협력위원회로 출발한 한반도건축위원회가 2024년 올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도현 위원장은 “위원회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한반도 건축에 보다 집중하고자 위원회명을 변경했다”며 “건축사들이 북한 개발과 건축 관련 이슈에 대해 연구와 참여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건축사협회 한반도건축위원회는 12월 17일 건축사회관 1층 대강당에서 제8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반도의 미래, 그래도 답은 통일에 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두 개의 강연과 질의응답으로 구성됐다.

김재록 회장은 격려사에서 “한반도 문제를 건축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건축은 사회와 문화를 형성하고 사람들 간 소통과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한다. 이번 위원회 세미나가 우리 건축사들의 시야를 넓히고, 한반도의 평화 발전을 위한 새로운 모색과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이영성 교수는 첫 번째 강연에서 ‘트럼프 재집권과 남북협력의 가능성’을 주제로 남북 관계의 변화를 조망했다. 이 교수는 주변국들이 정치적 이념뿐만 아니라 철저하게 국익에 따라 움직여 왔다는 점에 주목하며, 트럼프 2기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관계, 남북 긴장 등 변화하는 세계 정세에 따라 구체적인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교수는 트럼프가 북한의 낮은 인건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주변국의 역학 관계와 무관하게 미국과 북한 간의 직접 접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지형도가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성 교수는 “미국은 AI 등 고부가가치 지식집약산업에 집중하면서 자본·기술집약 산업의 생태계를 수직 계열화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현재 남북 관계의 향방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자본이 투입되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등장하면서 건축산업에도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록 회장이 격려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황우현 교수는 ‘자립형 삼지연 에너지시티 및 DMZ 에너지 벨트 구축 협업안’을 제시했다. 황 교수는 백두산 인근 삼지연 신도시에 자립형 마이크로그리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DMZ 내 유휴 공간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통해 탄소중립 이행과 인근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할 것을 제안했다.

황우현 교수는 “지난여름을 돌아보면 기후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건축사분들도 설계도서에 다수의 에어컨포트를 반영하는 등 에너지 수요를 직접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자립형 도시는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북한의 개마고원은 태양광과 풍력의 거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이어 “삼지연과 DMZ에 에너지 자립 도시와 에너지 벨트를 구축하면 제반 시설과 건축이 활성화될 것이며, 이는 건축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