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답사수첩]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대구 대명 유수지
대명 유수지는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천동에 자리한 생태공원이다. 대명이라는 이름과 달리 대명동에 있지는 않고 대명동을 지나가는 대명천과 낙동강의 합류부라 대명 유수지라고 이름이 지어졌다. 달성습지와 함께 대구광역시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으로 꼽히며 억새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유수지는 본래 집중호우나 장마로 인해 늘어나는 하천의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대명 유수지 역시 이러한 목적으로 1992년 성서산업단지의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해 25만 8,000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된 유수 저류시설을 마련하였다. 그러던 중 2011년 8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종으로 지정된 맹꽁이의 최대 서식지로 발견됨에 따라, 국내 최대의 맹꽁이 서식처로 알려졌다. 축구장 42개 정도의 크기인 이곳은 유수지가 되기 전 범람원이었는데 유수지 공사와 함께 20년간 계속된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생태의 보고
대명 유수지는 낙동강, 금호강, 대명천, 진천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형성된 천혜의 내륙습지인 달성습지 옆에 자리하고 있어 맹꽁이 이외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자원의 보고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는 장마철 물가에 모여 산란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있어 그림자도 보기 힘들다.
2015년부터 3년간 대명 유수지 일대에 맹꽁이 서식 환경을 개선하고, 전망 데크, 생태 탐방로, 포토 존 등을 갖춘 맹꽁이 생태 학습장이 조성되었다. 현재는 맹꽁이 외에도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한다. 성서산업공단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으면서도 달성습지와 연계되어 야생 동·식물의 서식 환경이 매우 좋다. 특히 탐방로를 중심으로 억새와 갈대가 펼쳐져 진풍경인 대명 유수지는 가을철 사진 명소로 많은 시민이 찾고 있다. 달서구 대표 관광명소인 달서 9경 중 5경에 포함된 장소이기도 하다.
억새의 은빛 물결
대명 유수지가 유명해진 이유는 억새와 갈대에 있다. 가을이면 하얗게 물들어 바람에 찰랑이는 은빛 파도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대명 유수지만의 장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신비한 생태계가 살아있는 대명 유수지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은빛 파도의 주인공은 억새와 갈대가 아니라 ‘물억새’와 ‘달뿌리풀’이 대명 유수지의 주인공이다. 산에 사는 일반 억새와 달리 물억새는 1년에 한 번 이상 반드시 물에 잠기는 습지에 사는 종이다.
달뿌리풀은 갈대와 비슷하지만 땅 위에서 사방으로 뻗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줄기는 곧게 서며 높이 150~300cm, 아래쪽 마디에 퍼진 털이 많고, 속이 비어 있다. 대명 유수지에는 이 ‘물억새’와 ‘달뿌리풀’이 가득하여 유독 가을이 아름답다. 이들의 생태적 특성 덕분에 이곳의 가을 풍경은 더욱 특별하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탐방로는 억새 사이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다. 탐방로에 들어서면 키가 큰 억새 사이로 사람의 머리만 보인다. 바람에 따라 부드럽고 때로는 거칠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굽은 길을 가다 보면 서늘한 산들바람이 마치 가을이 속삭이는 듯하다.
잘 조성된 탐방로를 따라 제방 위에 올라서면 눈앞에 물억새의 바다가 끝없이 펼쳐진다. 코스모스가 한창인 제방을 따라 걷다 보면 한쪽은 은빛 물결이 일렁이고, 다른 한쪽은 낙동강을 품은 달성습지가 펼쳐져 있어 걷는 자체로도 힐링이 된다. 제방 위에서 바라보는 달성습지는 해 질 녘이면 붉은 노을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생태 학습장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과 학생들이 생태탐방과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억새와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는 가을철에는 특히 많은 방문객이 사진을 찍고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달성습지와 대명 유수지는 2021년 한국관광공사가 가을 비대면 관광지 25선에 선정한 곳이다.
출처 : 위키백과
주소 : 대구광역시 달서구 대천동 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