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우리는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가

2024-10-10     이준범 건축사·로운 건축사사무소 <충청북도건축사회>
이준범 건축사(사진=이준범 건축사)

사회가 변하는 속도는 전문가들이 예측한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의 활용 등 우리가 상상만 했던 일들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건축계의 대응은 어떤가?

최근 20대는 정보를 검색할 때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광고와 홍보 등에 점령당한 포털사이트보다는, 유튜브, 핀터레스트, 챗GPT 등을 활용하여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는다. 또한 TV시청자도 굉장히 줄고 있다. 유튜브, OTT서비스, 개인방송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국민 MC 유재석이 진행하는 MBC의 ‘놀면 뭐 하니’가 시청률 5%를 넘기지 못하는 것만 봐도 시대가 많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30대인 나조차도 이러한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느낄 정도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발주처와 건축주의 눈은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매일 질 높은 영상물과 정보들, 그리고 그곳에서 나오는 CG를 보고 있는데, 우리도 계속 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설계비는 20년 전보다도 못하다고 하는데 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필자는 대학생이었던 12년 전 오토데스크사의 ‘REVIT’을 처음 접했고, 지금 실무에서도 활용해 BIM을 기획업무, 계획설계 단계에서 적용하고 있다. 대학생이었을 당시부터 BIM 설계 의무화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2024년 현재 주변에 활용하는 건축사 분들은 거의 손에 꼽는 실정이다. 물론 생태계 전반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대단히 어려운 과정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시대는 PT발표를 동영상으로 하고, AI가 그림을 그려주는 시대이다. 상상이지만 곧 홀로그램으로 건축주와 미팅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현재 업무 현실은 여전히 2D캐드로 작업을 하고 있다. 반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BIM 설계 의무화는 500억 이상 공공발주사업의 경우 2026년, 2030년에는 모든 공공발주사업에 BIM을 의무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지금 말한 연도도 계속 미뤄지고 미뤄져서 지금까지 온 상황이지만, 어찌 됐든 당장 6년이면 모든 공공발주사업 의무화가 될 것이다.

대형 건설사, 대형 건축사사무소 등을 제외하고 1, 2인 또는 10인 이하 건축사사무소가 대부분인 현시점에 우리 건축사들은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AI가 미술대회 대상을 받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발맞춰 가고 있는 것인가? 그래서 곧 나타날 인구절벽시대, 지방소멸, 서울 집중화, 늘어나는 빈집 등의 사회변화에 우리 건축사가 변화에 맞춰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