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축사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4-09-25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

건축사의 업무는 미래를 예상하여 발생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법규와 조건에 맞는 건축계획을 하는 동시에 시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여건과 비용을 예상해야 하고, 건축물이 적절히 사용되는 모습을 예측하여 더 많은 미래 가치를 가지도록 한다. 또한 각종 사고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들의 움직임과 행동을 예측하고 문제가 없도록 해법을 제시하는 등 전문가로서 수많은 상황에 대응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건축물이 계획되고 만들어지며 사용되는 과정에 대한 부분까지 예측하는 것은 건축사들에게 익숙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의과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 건축학과의 상황은 어떠한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각 대학의 건축학과에서 학생들을 배출하고, 이들이 실무수련을 거쳐 건축사자격시험 합격자로 성장해 건축사 업무를 감당하는 장기적인 과정은 10여 년 이후를 예측해야 하는 일일 것이다. 수년 사이에 건축사보를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반적인 채용 인원이 많이 감소한 상황을 보면 장기적인 예측이 부족했거나, 시대적 상황이 예상보다 크게 변화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과 회원들의 동참이 필요하다. 대한건축사협회에서는 제도개선을 위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들을 만나 건축사 업계의 주요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건축사 업무와 관련된 문제들의 가장 중심에 있는 건축사 업무대가의 정상화 문제부터, 건축사 자격시험의 개선, 감리자의 독립성 강화 등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여 건축물의 품질향상을 통해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건축사의 업무대가가 시장경제의 논리에 의해 적정 요율의 수분의 일 수준밖에 되지 않는 지금의 현실은 반드시 제도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회원들의 동참이다. 건축사 업무대가를 정상화하자는 제도개선과 함께 회원들이 이를 지키겠다는 약속과 실천이 필요하다. 업무대가가 제도적으로 정해지면 그것이 기준이 되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으려는 건축사는 기준보다도 더 많은 비용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비용이 정상화됨과 동시에 건축사 업무를 더욱 충실하고 내실 있게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설계 도서를 더욱 충실히 작성하여 시공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하고, 현장에서 감리업무를 더욱 철저히 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한다. 건축사는 미래를 예측하는 사람이다. 하나의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넘어서, 건축사 스스로의 위상과 미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바뀔 수 있고 더 빨리 바뀌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