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경제이야기] 딜레마 상황 해결하는 조직문화 구축이 바로 경쟁력
“문화는 전략을 아침식사로 먹는다.(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 조직이 당장 수익을 내려면 좋은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많은 경영자들은 조직문화 같은 추상적 요소보다 당장의 전략적 결정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피터 드러커의 통찰대로 장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는 전략보다 문화가 더 중요하다. 문화는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조직원들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다.
하지만 강한 조직문화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를 명문화해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하지만 조직원들이 진심으로 조직이 지향하는 가치를 실천에 옮기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에린 마이어 인시아드 교수에 따르면 대체로 많은 기업들이 ‘절대적으로 올바른 가치’를 자신의 문화라고 밝힌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은 직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절대적으로 올바른 가치는 투명, 존중, 성실, 정직, 열정, 창의 같은 것들이다.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에린 마이어 교수는 이런 가치들이 조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딜레마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문화로서 별로 큰 가치가 없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팀장의 의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팀원이 있다고 가정하자. 팀장의 의견에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면 조직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지만, 팀장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자신의 향후 커리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데 투명이나 존중, 성실 등의 절대적으로 올은 가치는 이런 딜레마 상황에서 별다른 해결책을 주지 못한다.
하지만 효과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한 기업들은 이런 딜레마 상황에 확실하게 도움을 주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마존은 “원칙을 갖고 반대하고 공개적으로 밝혀라(Have a backbone, Disagree and Commit)”라는 문화를 실천하고 있다. 즉, 팀장과 의견이 다를 경우 반대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조직이 지향하는 문화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만약 명문화된 조직 문화가 있다면 이렇게 딜레마 상황에서 선택에 도움을 주는지 여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마이어 교수는 강조한다.
P의 거짓이란 콘솔 게임으로 세계시장에서 큰 성과를 낸 한국 게임업체 네오위즈는 ‘쓰리 킹즈(Three Kings)’라는 명문화된 조직문화 원칙을 세우고 조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이 역시 좋은 문화를 구축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쓰리 킹즈는 세 가지가 왕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세 가지는 퀄리티, 담당자, 대화다. 퀄리티가 왕이라는 것은 아무리 현란한 기술이나 서비스라 하더라도 게임의 재미에 기여하지 못하면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담당자가 왕이라는 것은 아무리 직급이 높은 관리자라도 게임의 기능이나 스토리에 대한 의사결정은 담당자가 하도록 존중해줘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대화가 왕이라는 것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라도 아이디어가 있으면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 구축된 조직문화는 오래 지속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조직의 장기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딜레마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문화를 구축하면 더 강력한 경쟁력의 원천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