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건축사 실무교육 콘텐츠는 회원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해야

2024-07-11     전재영 건축사 · (주)건축사사무소 오브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전재영 건축사(사진=전재영 건축사)

사무소 개소를 하게 되면 건축사 실무교육이라는 제도를 통해 5년마다 40시간의 교육을 받고, 건축사 등록원에 갱신해야 하는 절차가 있다.  필자는 여기에서 건축사 실무교육이라는 제도 혹은 실무교육 자체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 건축사는 5년제 인증을 받은 대학을 졸업 후 3년의 실무수련을 거쳐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8년의 시간 동안 건축 설계 등의 업무에 대한 기초와 실무를 쌓아야 응시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합격률 또한 10% 내외로 자격을 취득하기에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어렵게 실무수련과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을 취득했는데, 또 실무교육을 5년마다 받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최근 건축사의 업무와 책임 범위가 방대하게 늘어나고, 각종 법규와 인증 등 건축사 개인이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아지고 또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정보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실무교육의 내용과 수준이 적정한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건축사 실무교육은 비용을 지불하고 수강을 듣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교육이 무료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은 시간당 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동료 건축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실무교육의 내용적인 측면에서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윤리교육은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보인다.) 따라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받아야 하는 교육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건축사 실무교육의 콘텐츠는 대한건축사협회가 의무가입인 상황에 맞춰 모든 교육 자료를 오픈소스의 형태로 회원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의무가입을 완료하고, 각종 회비 등을 문제없이 납부한 경우에 한한다. 의무가입을 통해 입회비와 연회비 등 건축사들은 이미 적정 비용 이상을 지불하고 있고, 많은 교육이 온라인으로 제공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교육의 콘텐츠 또한 회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실제적으로 업무에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계속적으로 업데이트가 되어야 한다. 교육 후 평가를 통해 질 낮은 콘텐츠는 개선되거나 삭제되어야 한다. 댓글 기능 등을 충분히 활용하여, 주입식 위주의 교육, 일방적인 방식의 교육이 아니리 회원들과 서로 소통하는 쌍방향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건축사협회는 회원들이 필요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회원들은 그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