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축사 찬가’ 작곡한 장양순 건축사, 어린이 위한 ‘새 동요집’ 펴내
동요집 통해 어린이들에게 순수한 동심의 세계 선사 건축과 음악은 공통점 많아 의무가입 성취, 회원 단결 위해 “협회가(協會歌) 만들어 행사 시 제창해야”
본 협회 이사와 감사를 역임한 장양순 건축사가 한국국민악회에서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위한 동요집을 출간했다. 한스 하우스 출판사를 통해 발간된 이 동요집은 신복순 시 장양순 곡의 「내 그림」 등 4곡을 포함, 모두 47곡의 새 동요가 실려 있다.
이 동요집은 SNS와 대중문화에 노출된 어린이들을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회귀시키자는 한국국민악회 회원들의 일치된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한국국민악회는 43년의 역사와 39회의 작곡 발표회를 가진 단체로, 장 건축사는 여기서 변영로 선생의 시 ‘논개’와 자작 시 ‘그리움 한 잎’을 발표했다.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않은 건축사가 어떻게 건축 설계와 무관한 작곡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장 건축사는 “음악과 건축은 비례, 대칭과 균형, 대비, 리듬 등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공유하며, 둘 다 수학적 원리에 기반하기 때문에, 조금만 공부하면 건축사가 작곡하기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키텍트 중에도 음악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많다”며 “낙수장으로 유명한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교향곡은 소리의 건축’이라고 했으며, 평소에도 피아노 연주를 즐긴다”고 했다. 아울러 “라이트의 ‘유기적 건축’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배운 음악적 소양이 건축으로 표현된 것이다. 또한 르 코르뷔지에도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 덕분에 롱샹 성당과, 악보를 건축 외형에 그대로 표현한 필립스사의 필립스관 같은 걸작이 탄생했다. 에로 사리넨, 루이스 칸, 다니엘 리베스킨트 등 많은 아키텍트들이 음악을 사랑했다”면서 음악과 건축의 유기성을 설명했다.
작곡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15년 전, 남양주 수종사 방문에서 비롯됐다. 장 건축사는 “불합리한 설계변경 요구, 설계나 시방서와 다른 시공 등으로 건축주와 시공사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뒤늦게 작곡을 통해 치유하고 해소한다”면서, 유쾌하게 웃었다.
이러한 작곡의 열정은 건축사협회를 위해서도 '건축사 찬가'와, ‘대한건축사협회 창립 50주년가’를 작사 작곡해 연주함으로써 행사장의 품격을 높였다. 장 건축사는 “이제 의무가입으로 1만 7,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협회가 되었으므로, 협회가(協會歌)를 지정해서 총회 등 행사에서 제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회 측의 요구가 있을 경우, “자작곡을 기꺼이 무상으로 기증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졸업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모교의 교가나 응원가를 부르면 선후배 간의 동질감과 유대감이 생긴다. 우리도 협회가를 제창함으로써 하나가 되어 현재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데 동력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축전공자로서는 드물게 작곡가로도 활동하는 장 건축사는 변영로의 ‘논개’와 자작 시 ‘그리운 한 잎’, ‘지리산 노고단의 겨울 아침’, ‘수종사’ 등 10여 곡의 가곡과 ‘협회가’, ‘노 해병의 노래’ 등을 작곡했다. 이 곡들은 장양순 건축사 작곡 모음으로 유튜브에 올라 있다. 또한, 네이버 블로거로서 ‘경험의 인문학 : 건축과 예술’을 운영하며, 5년간 대한건축사신문의 고정 칼럼 ‘툇마루 한담’을 지금의 시간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장 건축사는 “건축설계도 건축으로 완성되어야만 작품으로 인정받듯, 작곡한 노래도 사람들이 부를 때 비로소 생명을 얻는다”고 말하며, 독자들 중 초등교육을 담당하거나 동요가 필요한 이들에게 새동요집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음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