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그라운드 진접’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서 공공부문 대상
민간부문 ‘콤포트 서울’, 주택부문에는 ‘강화바람언덕협동주택’ 대상 수상 건축문화진흥부문 대통령상에 ‘오픈하우스 서울 임진영 대표’ 수상 영예
신호섭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 신)가 설계한 ‘펀그라운드 진접’이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부문(공공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문주호 건축사(주.경계없는작업실 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콤포트 서울’은 민간부문, 윤승현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가 설계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은 주택부문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국가건축정책위원회·대한건축사협회·서울경제신문이 후원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 관련 행사다. 대상을 수상한 설계자에게는 대통령상이 건축주에게는 국토교통부 장관상이 수여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부문에서는 공공·민간·주택 부문별 대상 1작품, 본상 1작품이 각각 수상했다. 건축문화진흥부문에서는 건축활동 대상자 1명, 미디어 본상 1명, 우수상에 출판·건축활동·미디어 각 1팀씩 선정됐다. 학생설계공모전에는 대상 1점, 최우상 3점, 우수상 5점이 각각 수상했다. 신진건축사 부문은 올해 수상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선 건축물부문 공공 대상에는 ‘펀그라운드 진접’이 수상했다. 신호섭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 신)가 설계를 진행한 펀그라운드 진접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에 위치한다. 시공자는 경현종합건설(주)이고, 건축주는 남양주시다. 심사에서는 “프로그램 운영자들과 협의와 구성, 그 결과를 바탕으로 건축사가 참여한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공공건축에서 보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협력을 높은 완성도로 증명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공공부문 본상은 ‘조치원1927아트센터’에게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홍경식 건축사(주.서울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맡은 조치원1927아트센터는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 남리에 자리한다. 시공자는 (주)장벽종합건설, 건축주는 세종특별자치시이다. 본상 수상 설계자인 홍경식 건축사에게는 국무총리상이 시공자와 건축주에게는 장관상이 각각 수여된다.
민간부문 대상에는 문주호 건축사(주.경계없는작업실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콤포트 서울’이 수상했다. 서울 용산구에 소재한 콤포트 서울은 (주)제이아키브디앤이 시공을 맡았다.
민간부문 본상은 김선형 건축사(주.중원건축사사무소)가 설계한 ‘포레스트 에지’가 수상했으며, 시공자는 (주)오감, 건축주는 (주)위켄드 74이다. 포레스트 에지는 강원도 홍천군 남면에 위치한다.
주택부문 대상에는 윤승현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가 설계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에 위치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은 아틀리에건설(주)이 시공을 담당했고, 건축주는 강화바람언덕(주)이다. 주택부문 본상은 임태형 건축사(주.건축사사무소 플랜)가 설계한 ‘지산돌집’이며, 지산돌집은 광주광역시 동구에 자리한다.
건축문화진흥부문 대상(대통령상)에는 오픈하우스 서울 임진영 대표가, 본상(국무총리상)에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 김영우 집행위원, 우수상(국토교통부장관상)에는 도서출판 집 이상희 대표, (재)안양문화예술재단 김중업박물관 김태원 관장, 임형남·노은주 건축사(건축사사무소 가온건축)가 각각 수상했다.
한편,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은 10월 31일 서울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본지는 2023 한국건축문화대상 건축물부문 수상작과 심사평을 소개한다.
기후변화 대응·지속가능성에 대한 건축적 해법 제시
최근 COVID19 팬데믹은 한반도 여름 폭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기상이변은 팬데믹 이후 우리의 삶이 이전의 질서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세계’라는 점을 각인해 준다. 역사적으로 점염병은 인류에게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였다.
그 순간은 고통을 안겨 주었지만 극복 과정에서 얻어진 진보는 높은 수준의 건강한 문명를 이루는 배경이 되었다. 환경과 밀접하며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40%를 차지하는 건설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은 해묵은 주제지만, 건축 생산의 근원은 그대로 둔 채 재생에너지 기술을 ‘덧대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을 무의미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윤리적 차원을 포함한 건축 생산의 근원적인 변화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속가능성은 기술적 장치에만 의존하는 도구적 수단에 머물 수밖에 없다. 단열과 기밀로 단절된 공간에 에어컨, 열교환시스템을 설치한 패시브하우스에서 거주는 환경과 교감을 상실한 고립된 객체일 뿐이다.
과학과 의학이 발전된 환경에서 맞이한 COVID19 전염병에 인류는 비교적 잘 견뎌냈다. 그래서인지 기후위기의 위중함에 비해 자각과 대처는 미약하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은 기후와 환경이라는 주제를 매개로 우리를 공동성의 영역으로 초대하는 상황이지만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출품작 전체를 평가할 때,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건축분야의 고민은 미약하다. 기후 문제가 신재생 에너지 설비의 장착 같은 도구적 수단에 머무르지 않고, 건축의 중심 주제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건축의 새로운 생산체계에 대해 고민할 때다.
최근 아파트 등에서 부실한 철근 배근과 공사에서 비롯된 붕괴 사고는 첨단 사회로 이행하는 국가 이미지와 다르게 우리의 열악한 물리적 환경과 그 환경을 반복적으로 제조하는 시스템에 절망하게 한다. 2022년도부터 건축문화대상은 부실의 문제와 준공 후 공간의 쓰임을 들여다보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의 모습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
작년에는 준공 후 약 6개월이 지난 건축물에 대해 응모자격을 부여했고, 올해는 1년이 지난(2022.6.30. 이전) 건축물로 한정했기 때문에 올해 응모작 수는 대폭 줄어 141개 작품이 접수되었다. 심사위원회는 1차 심사위원회를 열고, 제출된 서류 심사를 통해 16개 작품을 현장심사 대상작을 선정하였다. 선정 기준은 각각의 작업이 지향하는 가치에 대해 열어두고, 완성도에 비중을 두었다.
1차 선정 작품 수가 작년 최종 수상작 수보다 적어 현장심사 대상이 된 작업들은 모두 상을 주어도 충분한 가치와 완성도를 갖추었다. 작년에는 사회/공공, 민간, 주택 3개 분야로 나누어 분야별로 대상과 본상 각각 1 작품, 우수상 3~4 작품 포함, 17개 작품에 수여하던 상이 분야별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각각 1개 작품 2개의 총 6개로 줄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심사위원회는 4일간 전국을 순회하는 현장심사 과정을 함께하며 심사 기준 조정을 거듭하였다. 심사위원회는 수상작의 수가 줄어들면서 작품으로서 완성도 기준으로는 변별력을 갖기 어렵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국토교통부가 제정한 상이 어떠한 가치에 손을 들어주는가 하는 다음 세 개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선정 기준을 마련하였다.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한 지향이 건축적 해법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가. 그 성과가 지역과 사회에 긍정적이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가. 그 성과가 특수성에 머무르지 않고 보편적 가치를 가져 좋은 선례로 작용할 수 있는가. 올해 건축문화대상은 성찰적 태도를 바탕으로 새로운 건축생산체계를 여는 작품에게 주어졌다고 할 수 있다.
심사위원장 조남호 건축사
(주)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