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한마당] 한국건축, 도약의 한 해가 되길 바라며
세계 경기 침체와 더불어 국내 상황 또한 녹록지 않아 실물경제가 위축되어 모든 분야에서 어렵다는 곡소리가 높아지고 먹고살기가 더욱 힘들어지는 요즘이다.
건축계 또한 피할 수 없는 경기의 흐름으로 인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 긴축 경영에 들어가고 있다. 경제전문가 또한 암울한 경제전망과 어두운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소임을 다하는 기업이 있고 희망을 노래하며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기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 끝이 어디인지 인간의 예측으로 알 수 없지만, 혹한의 추운 겨울을 인내하고 생명을 잉태한 땅속에 말라비틀어진 들풀의 풀뿌리를 보며 생각한다. 땅속에 묻혀 보이진 않지만 긴 겨울을 온몸으로 이겨내고 있지 않나. 잎은 시들어도 그 강인한 뿌리는 땅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죽지 않았다. 긴 겨울을 지나고 단단하게 언 토양을 견디어 낸 승리의 기쁨. 봄이 오면 언 땅이 녹아 땅의 기운을 흡수한 뿌리는 싹을 틔운다.
언 땅이 녹아 쉽게 싹을 틔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매 순간 쉬운 것은 없다. 자연의 순리대로 싹을 튀기 또한 매우 어렵다. 힘겹게 거친 땅을 뚫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줄기로 자라 이름 모를 들꽃을 피우기까지 우리의 삶과 기업의 소명도 인내가 필요하고 인고의 긴 내공의 시간이 축적되어 삶의 버팀대가 있어야 오래 견디고 버틸 수 있다. 쉽게 시들고 넘어져도 강인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저 들풀처럼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에겐 희망과 생명이 있기에 포기하지 말고 이 시기를 이용하여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활용하는 긍정의 자세가 필요하다.
온실에서 자란 나무와 달리 깊은 추위를 견딘 고목나무의 등껍질은 굵고 거칠다. 그래서 향이 더욱 깊다. 깊은 향내가 나는 그런 사람, 그런 기업이 되길 소망한다. 우리가 맞닥뜨렸던 과거에도 어려운 시기가 참으로 많았다. 이러한 역사의 교훈을 거울로 삼아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로 활용해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한다.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노력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는 것이리라.
우리 건축사들의 공동체 의식 속에서 서로 힘을 주며, 격려가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에 새로 시작하는 기업이든, 새롭게 출발하는 신입사원이든, 누구든지 역사의 흐름을 직시하고 헤쳐 나갈 나만의 강력한 무기를 갈고닦아야 한다. 그리고 혼자만의 만족이 아닌 나라와 이웃에 대한 좋은 영향력으로 함께 발전하는 건축사가 되길 소망한다. 새로운 역사의 첫 페이지를 넘길 기회가 오고 있다.
우리가 모두 새로운 역사를 구축할 전환의 시대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다. 나 혼자만의 삶터가 아니라 모두의 삶터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대에 눈을 떠 슬기롭게 헤쳐 나갈 선후배 건축사님들의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