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설계공모 공정·투명성 앞장서는 지자체들…설계공모 벤치마킹 사례 ③진주시
설계자 ‘건축사’ 존중에 기반한 건축 설계공모 운영…좋은 건축 만들기 주인의식으로 ‘공공건축’ 선도 건축사가 존중받는 도시 지향 준공식 때 설계 참여한 건축사 초청해 건축설명 발언기회 갖도록 해
건축물의 품질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안은 ‘좋은 설계자’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에서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공공건축 설계비 1억 이상의 경우 공모를 의무 시행하고 있다. 본지는 전국 건축 설계공모 공정·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지자체·관계자를 찾아 보도한다. 지역건축물 관리, 소규모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설계공모 사례를 통해 지방소도시들이 벤치마킹할 사항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최근 몇 년 사이 건축 설계공모 제도와 그 프로세스에 관한 사항들이 빠르게 진화 중이다. 핵심은 ①종이가 필요 없는 온라인 공모 ②제출물 간소화 ③심사위원 구성 시 건축설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심사위원회 구성(비전문가 배제) ④유튜브 중계를 통한 심사과정 공개가 그것이다.
진주시도 건축 설계공모를 운영하는 실행 측면에서 몇 년간 앞서 설명한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런데 실은 진주시는 한 가지가 더 있다. 건물 준공식 때 설계에 참여한 건축사를 초청하는 것은 물론, 준공식 주인공으로서 진주시장 측면에 배석할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하며, 행사장에서 건축사가 자신이 설계해 만든 건축을 설명하는 발언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보다 나은 삶이 가능해지는 공간, 건축물을 설계해 지어지도록 한 설계자, 건축사에 대한 문화적 이해, 존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진주 시민이 사용할 건축물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발주기관, 심의 등 수많은 관계전문가와 협력해 이를 실제로 지어 놓은 건축사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다.
이렇듯 진주시 건축 설계공모 전반을 검토하고 개선한 데에는 최삼영 건축사의 공로가 적지 않다. 2019년 6월부터 진주시 총괄계획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삼영 건축사는 “공공건축을 하고자 하는 목적에 적합하도록 잘 만들어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두고 담당 공무원들과 생각을 공유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좋은 건축을 만들고자 하는 의식과 책임감을 가져야 함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진주시 건축과 공공시설팀 역시 이러한 부분을 잘 이해하고 공공건축물을 건립하는 목적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다하고 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심사위원 선정기준을 체계화하고, 심사위원 풀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사전검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며, 현장답사를 통해 프로젝트를 충분히 이해하고 심사할 수 있도록 했다.
◆ 설계공모 운영 점진적 개선,
‘진주 동부 시립도서관’
설계공모 200개 참가사 신청도
조금씩 건축 설계공모 운영 개선이 이뤄진 결과, 참가율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2021년 진주 동부 시립도서관은 공모신청 건수만 200건(제출 45작품)이 넘었다. 한 지자체의 건축 설계공모의 공정성·투명성에 대한 평가는 결국 참여율이라는 정량적 수치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한편, 진주시는 목조건축을 전파, 선도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후변화 시대에 도시와 건축에 목재를 도입하자는 생각이 확산하면서, 진주시는 목조건축 선도도시, 목조건축을 통한 탄소감축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소규모로 설계공모에 당선된 ‘문산읍 주민자치센터 어울마당(설계자 신성진·손경민 건축사, 주.볼드아키텍츠건축사사무소)’은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진주시 이한성 공공시설팀장은 “목조건축의 경우 아직 민간건축물에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공공건축물을 중심으로 확산시켜나가고자 한다. 올해를 기해 목조건축물이 15채 정도 지어졌다”며 “최삼영 총괄계획가를 비롯해 여러 민간전문가분들과 협력하여 진주시의 정체성이 담긴 건축, 장소를 많이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