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시장 붕괴의 어려움 속 건축사, 실속을 택했다

설계·감리 분리 설문조사 결과 83.71%가 찬성, 2년 만에 30%이상 상승

2011-12-01     이인화 편집위원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기흐름이 심상치 않다.

통계청은 지난 10월 50대 이상 자영업자수가 310만3000명으로 역대 최다수를 기록했으며 20대 자영업자도 8월 1만8천명, 9월 1만2천명, 10월 2만7천명이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조기 은퇴와 취업난의 현실을 의미하는 수치이다. 건축계도 예외일 수는 없다.

건설사의 구조조정과 대형 건축사사무소의 구조조정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2009년 당시 본지가 설문조사한 48세 평균건축사는 85%의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2009년 경기상황과 현 상황을 비교하면 호전된 것이 없으므로 이들의 부채는 줄어들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건축계는 1999년 건축사업무대가기준이 폐지된 이래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는 설계용역비로 절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상주감리대상인 소규모건축물의 경우는 마치 비상주감리업무가 설계업무의 서비스인 양 저비용의 설계용역비 안에 포함되어 있는 현실이다. 설계용역비의 현실화가 절실하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지난 수년간 비상주감리용역비 현실화를 위한 설계·감리 업무분리에 대해 회원들로부터 지속적인 요구를 받아왔다. 이에 대한건축사협회는 전국건축사회를 통해 정회원 대상으로 설계·감리 업무분리에 대한 설문을 지난 10월 13일부터 11월 4일까지 실시했다. 설문응답은 전국 정회원수 8,073명 중 35.95%인 2,902명이 참여했다.

설문항목은 총 5개 항목으로 설계·감리 업무분리에 대한 찬반의견과 찬성·반대에 대한 세부의견으로 구성되었다.

대구건축사회의 경우 기존에 자체설문조사결과를 근거로 찬성과 반대에 대한 의견만 제시하였다. 찬성과 반대 따라서 각각의 세부설문항목에 대한 응답 결과가 없으므로 전체 찬성과 반대 응답률에는 적용하였으나 세부설문항목에서는 제외했다.

설계·감리업무분리 찬성에 대한 세부설문내용은 모든 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업무분리, 5층 이하 또는 2,000㎡ 이하의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업무분리와 설계자의 디자인 감리나 사후 설계관리업무를 위한 디자인 확인업무의 신설(법제화) 방안에 대한 설문내용이다.

반대에 대한 세부설문내용은 설계업무와 감리업무 미분리에 대한 법제화, 현행제도 유지와 현장조사검사업무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한 설문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설문결과 찬성 83.71%, 반대 15.83%로 설계·감리 분리의견이 매우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응답내용은 정회원수가 가장 많은 서울이 84.94%, 두 번째로 정회원수가 많은 경기가 87.76%, 세 번째인 부산이86.32%로 분석되었다. 또한 경북이 97.99%로 찬성률을 보였으며, 90%이상찬성한 지역이 제주(91.13%), 대구(91.10%), 강원(90.50%)의 순으로 나타났다.<그림1,2>

▲ <그림1>지역별 찬성의견 세부항목 응답률
▲ <그림2>지역별 반대의견 세부항목 응답률

설계·감리업무분리 찬성에 대한 상세설문 중 모든 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분리는 32.11%, 5층 이하 또는 2,000㎡ 이하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업무분리는 39.33%, 분리와 설계자의 디자인감리나 사후 설계관리업무를 위한 디자인확인업무신설(법제화) 방안마련은 12.27%로 나타났다. 이로써 소규모건축물 설계· 감리업무분리를 요구하는 다수의 의견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도면납품 후 시공 중 디자인 확인업무 신설(법제화)에 대한 의견은 비교적 적었다. 따라서 공사 중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건축사의 전문의견을 필요로 하는 현장지원방안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용역비 청구여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게 되었다.

설계·감리업무분리 반대에 대한 상세의견 중 설계·감리업무 미분리 법제화는3.31%, 현행유지는 8.42%, 현장조사검사업무 강화는 4.75%로 나타났다.

설계·감리업무분리의 찬성의견을 100%로 환산하면 찬성의견 중 5층 이하 또는 2,000㎡ 이하의 소규모 건축물에 대한 찬성이 46.98%로 나타나 소규모건축물에 대한 설계·감리업무분리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설계·감리업무분리의 반대의견을 100%로 환산하면 현행 유지가 51.67%로 설계자의 감리의지가 강하게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그림3,4>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2012년 한국경제성장률을 3.8%로 전망하였다.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세계경제는 재정긴축기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건축은 물량한계에 이른지 오래다. 꽉 막힌 건축이라는 동굴에 한 줄기 빛을 찾아 건축 지식가치의 깃발을 꽂을 수 있는 대안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