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정책과 건축

2022-04-19     이재익 건축사 · 더굿건축사사무소 <강원도건축사회>
이재익 건축사

우리는 세월이 참 빠르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5년 전 현 정부가 들어선 것이 엊그제 같은데 곧 새 정부가 들어선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경제마저 불확실성이 커지다보니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클 수밖에 없다.
물론 2017년 5월 지금의 정부가 들어설 때에도 기대감은 컸다. 많은 정책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정책을 꼽자면 ‘도시재생 뉴딜정책’이다.

우리 업계와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책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전국 낙후지역에 54조원의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재건축·재개발의 도시 정비사업과 달리 기존 모습을 유지하며 노후 주거지와 쇠퇴한 구도심을 지역 주도로 활성화해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국가적 도시혁신 사업이었다. 그만큼 지역 건축사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정부의 핵심 도시정책 이었다고 하기에 무색할 만큼 그 실효성과 성과는 초라하다. 오히려 고강도 규제로 인해 지방의 건설경기가 활성화되기보단 위축되어 건축사들의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그렇다면 차기 정부에서 주목할 만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모든 정부에서 정책으로 삼아왔던 ‘지역균형발전’이 있다. 하지만, 지역균형발전에 있어서 지금껏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인 정부는 한 번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0.81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꼴지일 뿐만 아니라, 젊은 생산인구마저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 즉, 수도권과 지방 간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지역균형발전 정책만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오히려 현실성 있는 차기정부의 공약을 꼽자면 각종 규제완화에 기대를 가져봄직하다. 현 정부에서는 건설시장에 족쇄가 되는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차기정부는 현 정부와 상반되는 정책으로서 ‘규제완화 및 공급활성화’에 정책방향이 맞춰져 있어 앞으로 건설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건축사의 역할 또한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에 업계에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산업전반이 이미 초양극화시대에 진입해있고, 그동안 정부 규제와 대외변수들로 인해 힘들게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건축사들이 많다고 알고 있다. 바람이라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잃어버린 일상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곧 들어설 새 정부에서 ‘규제완화 및 공급활성화’ 정책을 통해 우리 건축사들의 역량을 펼칠 기회가 대폭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