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조차 인정받기 어려운 대한민국 건축교육의 현실

서울형 공공건축가(사) 선정결과 공고, 유학파 53.2%․국외자격자 24.6% 차지, 비자격자도 26%

2011-11-01     백민석 편집국장

명칭과 자격의 문제로 어수선했던 ‘서울형 공공건축가(사)’ 선정이 완료됐다.

지난 10월 27일 서울시는 공고문을 통해 총 77명의 ‘서울형 공공건축가(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유네스코 지정 ‘디자인 창의도시’에 걸 맞는 도시경관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디자인 서울정책의 창의적인 추진을 통한 ‘Global Top 5’ 진입을 목표로, 건축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디자인 역량을 갖춘 우수․신진 건축가 육성을 위해 도입된 ‘서울형 공공건축가(사)’에는 총 345명이 지원하였다. 분야 별로 살펴보면 45세 이하 신진건축가(사)분야에는 120명이 지원, 77명이 선정되었고 총괄계획(MP,MA) 참여 건축가(사)/교수 등 분야에는 40명이 지원, 17명이 선정되었으며 기타 분야(디자인우수, 건축상 수상, 도시계획, 조경, 정비사업 참여건축가(사)분야)에는 총 185명이 지원, 25명이 선정되었다.

이번 선정은 2단계 심사에 의해 이루어졌다. 1차 심사에는 강석후 서울특별시건축사회 회장을 비롯한 13인의 건축사, 교수, 관계전문가 등이 참여, 150여 명을 선발했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2차 심사에는 김광현 서울대학교 교수를 비롯한 9인의 건축사, 교수, 관계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대한건축사협회 건축사신문에서는 이번 선정 결과를 통해 현재 국내 건축계의 대략적인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고 판단, 선정자의 국가별 최종학력 및 자격증 보유현황을 조사해 봤다.

■ 신진건축가(사)분야

45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신진건축가(사) 분야 학력을 살펴보면, 국내에서 최종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5명(43%), 미국 7명(20%), 프랑스 5명(14%), 영국과 네덜란드 각각 3명(9%)이었으며, 이탈리아와 일본에서 최종학위를 취득한 사람도 각각 1명씩이었다.

또한 신진건축가(사) 분야 자격증 보유현황을 보면, 국내 건축사 자격증 소지자는 10명(34%), 프랑스건축사 6명(6%), 미국 건축사 4명(11%), 네덜란드 건축사 3명(8%), 영국 건축사 2명(5%)순이었으며, 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10명(26%)이나 됐다.

■ 총괄 분야

총괄분야의 학력은 미국에서 최종학위를 받은 사람이 8명(47%), 국내 6명(35%), 프랑스 3명(18%) 순이었으며, 자격증 보유는 프랑스 건축사 6명(35%), 미국건축사 3명(18%), 국내 건축사 1명(6%)순이었다. 국내와 미국건축사를 동시에 보유한 사람은 1명이다.

■ 기타 분야

기타분야 학력은 국내 15명(60%), 미국 6명(24%), 프랑스 2명(8%), 영국과 일본 각각 1명(4%) 순으로 최종학위를 취득했으며, 자격증 보유는 국내에서 20명(80%), 동시보유(국내+미국) 1명4%), 미보유 4명(16%)이었다.

■ 전체

선정된 77인 중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약 53%에 해당하고 건축사자격증 보유자는 약 74%이고 국내 건축사는 약 49%로 확인됐다.

국가별로 최종학위를 살펴보면, 국내 36명(47%), 미국 21명(27%), 프랑스 10명(13%), 영국 4명(5%), 네덜란드 3명(4%), 일본 2명(3%), 이탈리아 1명(1%) 순이었다. 아울러 자격증 보유현황은 국내 건축사 38명(49%), 프랑스 건축사 8명(10%), 미국 건축사 7명(9%), 영국 건축사 2명(3%), 동시 보유(국내+미국) 건축사 2명(3%)이었으며, 건축사 자격을 갖추지 않은 사람은 무려 20명(26%)인 것으로 밝혀졌다.

■ 전반적인 평가

이번 선정 결과를 보면 연령이 낮을수록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건축사 라이센스를 취득한 사람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국제 수준의 건축사 배양을 위해 국내에 5년제 건축학 교육과정이 도입된 이후의 졸업자들 대부분이 이번 선정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국내 건축학 교육을 이수한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씁쓸할 것이다. 나름대로 열의를 가지고 학업에 임했고 국내의 열악한 건축설계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쳤음에도 얼마 전 귀국하여 사무소를 갓 개업 후 직원모집 광고를 낸 무명의 해외파에게 조차 밀려나는 상황은 얼마 전 용산역세권 국제업무지구 설계와 관련, 한 군데도 초대받지 못해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추락한 국내 건축사사무소의 모습과 교차된다.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학교 등록금 문제로 시끄러웠던 국내 실정 속에 일반 학과보다 1년 이상 학업을 더 지속해야 하고 졸업 후에도 타 분야보다 열악한 환경 아래 실무수련에 임해야 하는 후학들을 생각한다면 경쟁력 있는 건축사 배출을 위해 건축교육에 물심양면으로 매진하고 있는 교원들의 분발이 촉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