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사용자 참여설계

2022-01-05     이종진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기준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이종진 건축사

교육부는 학교공간혁신 및 그린스마트미래학교 등의 한국판 뉴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종합 추진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은 사전기획부터 설계까지 ‘사용자 참여 원칙’을 적용해 진행 중인데, 사용자 참여 원칙이란 추진 과정에서 학교의 사용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협업·민주적 의사결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을 일컫는다.
필자는 올해 개업과 함께 학교공간혁신 및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건축사는 ▲학교공간혁신촉진자(퍼실리테이터) ▲설계자 ▲디자인크리에이터 ▲사전기획가 역할을 맡는다. 학교 사용자들과 함께 참여설계를 통해 계획안의 방향을 결정하고 실시설계, 설계의도 구현, 사후 평가 및 결과보고를 통 해 본 사업의 제반 과정을 조정하고 지원하는 것이다.

사무소 개업 전에는 대형건축사사무소에서 여러 단계의 설계 경험을 쌓았으며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서 작게는 학교공간혁신(교실단위 및 영역단위)과 크게는 학교의 사전기획가로서 학교의 개축 및 리모델링 건축물의 기획설계와 공모 지침서를 만드는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슬기로운 사용자 참여설계 진행 노하우 세 가지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에 관심 있는 동료 건축사들에게 참고가 되길 빈다.

1. 한 팀이라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라.
사용자 참여 설계의 관계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교사, 지역사회, 지역교육지원청, 본청, 총괄건축가 등의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하여 요구사항 및 다양한 의견을 제안한다. 그 내용을 큰 틀에서 조정하고 조율하는 중심에는 촉진자 및 사전기획가 있다. 구성원들이 모두가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한팀으로 진행한다는 생각을 공유해야 한다.

2. 전문가로서 말하기보다 듣기가 우선이다.
사용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적절한 질문 그리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여, 참여자들의 의견을 듣는 역할이 중요하다.

3. 건축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건축사는 건축설계인 기획업무, 계획설계, 중간설계, 실시설계 등의 설계업무와 건축물의 공사감리까지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며 전문가로서 관계자들을 조율하고 창의적인 건축물의 설계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인허가 등의 복합적인 실무경험을 지니고 있다. 건축 전문가로서 사용자들이 어렵고 궁굼해하는 설계 및 공사의 전체적인 과정과 법규적인 측면까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역활을 수행한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파일럿 시기를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건축사들이 늘어날 때 기존의 단순하고 모듈로 지어졌던 학교 건축물에서 벗어나 사용자 참여 설계로 지역적 특색과 학교의 교육과정이 반영된 학교 건축물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이 사업을 통해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이 변화하고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한 학교건축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