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건축물’ 대상에 ‘멋진 신세계’ 수상
안성환 학생 “학부에서 배운 로마 수도공급시스템에서 아이디어” 미활용 사회기반시설 빗물펌프장을 공공공간으로 재탄생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계획건축물부문 대상에 50년 된 빗물펌프장을 공공을 위한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멋진 신세계’가 수상했다.
2021 계획건축물부문 주제는 ‘우리를 위한 새로운 지구(New Earth for Us)’이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요구하는 공간의 변화에 대해 뉴노멀한 건축적 아이디어를 주문했고, 변화하는 기후 환경·사회 변화 속에서 우리가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요구됐다.
대상작인 멋진 신세계는 중앙대학교 건축학부(건축학 전공) 안성환·송어진 학생의 작품이다. 안성환 학생은 평소 건축에 대한 두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간에 대한 발견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 공간을 건축적 장치를 통해서 다시 활성화 시키고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시상식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안성환 학생은 “저희는 공모전의 주제를 보고, 포스트코로나 이후 건축적 대응에 주목했다”면서 “그 해답으로 미이용되고 있는 사회기반시설을 현대기술과 접목하고 건축적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좀 더 공공에 기여하고, 좀 더 나은 생태계를 구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계획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말대로 작품은 수경재배와 빗물펌프장을 복합화한 작품이다. 아이디어는 오고가면서 봤던 빗물펌프장과 학부에서 학습한 내용을 융합한 것이다.
안성환 학생은 “사회기반시설인 빗물 펌프장을 보게 됐는데, 좋은 자리에 위치하지만 자리만 차지하고 미이용되고 있는 시설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그 공간을 건축적 장치를 통해 다시 활성화 시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 자주 접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인 수경재배방식과 결합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학부에서 배웠던 아퀴덕트(Aqueduct)가 프로그램을 완성시키는 가교 역할을 했다. 아퀴덕트는 로마시대의 수도공급 시스템이다. 로마가 번성하자 아우구스투스는 먹고 씻는 것을 포함 화재를 진압하는 등의 용수의 필요성을 고민한 끝에 이를 공급하는 상수도 시설을 건립했다. 이것이 바로 아퀴덕트이다.
아퀴덕트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원리를 이용하기 위해 완만한 경사로를 만들어 흐르게 한다. 5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이지만 전체 높낮이 차이는 불과 12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작품 ‘멋진 신세계’는 바로 이 아퀴덕트 원리를 이용해 바닥에서부터 옥상까지 완만한 경사로로 연결된 형태의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됐다. 경사로를 통해 건물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성한 것이다.
안성환 학생은 “학부에서 배웠던 아퀴덕트를 차용해 공간을 좀 더 효율적이고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도 안성환·송어진 학생의 의도를 높이 샀다. 필요에 의한 반응만이 아니라 넓은 시야로서의 접근이 더 중요하다고 인식해 하나의 개체로서의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 나아가 국가와 지구 전체의 생태계를 고려한 건축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오종수 심사위원은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기반으로 개별 건축을 넘어 도시 인프라와 연계해 미래도시환경에 대한 생태적 고려와 제안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은동신 심사위원도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빗물 펌프장을 도시농업을 기반으로 한 공공공간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의 주제에 잘 부합하며, 일상공간에서 실현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수상 이후 부담이 늘었다는 안성환 학생은 “앞으로 하게 될 졸업작품은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기대와 아이디어를 투영하고, 그리고 이번 작품처럼 결합하고 융합해 제안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면서 “남은 학부생활에서 학업도 열심히 해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