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건축문화인상’에 MBC ‘구해줘! 홈즈’ 제작팀 수상

임경식 PD “우리 사회 주거문화 다양성 높이는 데 노력할 것”

2021-11-22     박관희 기자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한 MBC ‘구해줘! 홈즈’ 제작진을 대표해 임경식 PD가 시상식에 참석했다.

“하나의 작품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건축사와 연출가는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나면 사라지는 방송과 달리 건축은 오랫동안 남아서 사람들에게 행복한 감정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MBC 구해줘! 홈즈 연출을 맡고 있는 임경식 PD가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국건축문화대상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부문에 이례적으로 MBC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구해줘! 홈즈’가 수상했다. 기존 건축문화인상이 건축사 등 한 개인에 주목했다면 올해에는 시대의 건축 트렌드를 보여주고, 도시 건축 문화의 개선에 이바지 한 TV 프로그램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구해줘! 홈즈’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예능프로그램의 성격을 넘어, 국내 도시주거문화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실제 2019년 3월 첫 전파를 탄 ‘구해줘! 홈즈’는 국내 주거문화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아파트라는 소재에서 벗어나 단독주택, 다세대, 다가구 등 다양한 소규모 집들을 보여주고 있다.

임경식 PD는 시상식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가장 고민하는 내용은 이것이 의뢰인의 조건에 부합하는 집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것이다”면서 “그렇게 제작이 이뤄지다보니 소규모 주택에서 아파트 등 다양한 집들이 소개되고 있고, 건축과 공간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수상을 결정한 심사위원들의 평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심사위원들은 “해당 프로그램은 다양한 유형의 중간주택을 소개함으로써 아파트에 매몰된 도시 주거 문화에서 탈피하는 데 기여하고, 새로운 도시주거문화 창출에 이바지했다”고 밝혔다.
 

올해의 건축문화인상 수상 모습

한편으로 방송은 건축사들의 공적 역할과 사회적 활동을 알리는 데에도 기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다양한 주택설계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건축사들이 창의적인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 저변 확대에 기여했다”면서 “이러한 주거문화의 변화를 통해 도시의 다양성을 키워 도시의 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짧은 시간 방영이 되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매물을 내놓기까지는 다수의 작가들이 의뢰인의 요구를 꼼꼼히 체크한 다음에, 한 달가량 집을 알아보고 이후 거듭되는 제작진의 회의를 거치는 과정이 녹아있다. 임 PD는 이 점은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임경식 PD는 “처음에 이 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이 상을 받아도 될까라는 생각을 했다. 건축문화를 이끌어 오신 분들이 받는 상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하지만 이 상이 갖는 진정한 의미가 특정 인물에 대한 범주를 뛰어넘어, 우리나라 주거문화에 대한 고정관념과 인식의 굴레를 벗고, 건축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과 비전을 제시했다는 의견에 크게 공감할 수 있었고, 기쁜 마음으로 수상의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수상과 함께 이제 사람들이 원하는 건축의 가치에 고민하고자 한다”면서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공간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집을 예로 들면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일과 놀이, 힐링의 공간의 되고 있고 앞으로 구해줘! 홈즈는 그런 공간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도시주거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 주거문화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노력을 다 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