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생포, 고래마을로 떠나는 시간여행

2021-11-04     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고래와 함께 한 장생포
선사시대부터 이어온 울산의 오랜 전통산업이 포경산업이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장생포 고래잡이 역사를 살펴보면 1891년 러시아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태평양어업 주식회사를 설립한 것이 시초가 되었다. 그 후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고 포경업을 독점하여 전국에 있는 포경기지를 정비하면서 장생포가 포경업의 중심지로 주목되었다. 광복이 되면서 일본인에 의해 운영되던 회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액 공동 출자한 조선 포경 주식회사 설립으로 이때부터 우리나라 포경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고래의 포획은 5월부터 12월까지는 동해의 가원도 묵호, 북변 근해를 주 어장으로 하였고, 12월부터 4월까지는 서해의 어청도 근해를 주 어장으로 하여 포경 활동을 하였다. 1985년 당시까지 포경선이 잡은 고래의 수는 연평균 900마리였고 주로 밍크고래를 잡았다.

1970년대 말 고래잡이가 전성기를 이룬 시기에 장생포는 20여 척의 포경선과 1만여 명의 인구가 상주하는 큰 마을이었지만, 1980년에 이르러 무분별한 포경으로 포획량이 줄고 일부 종의 멸종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하여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에서 상업 포경 금지를 결정하면서 고래잡이가 중단되고, 그 후 인근에 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포경에 종사한 주민 대부분이 이주하여 마을은 점점 쇠퇴하게 되었다.
장생포의 고래잡이가 한창이던 70, 80년대 6천5백여 명에 이르던 주민 수가 현재는 3천 명 정도로 줄었다. 지금은 울산광역시에서 장생포의 고래잡이가 울산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이라고 판단하여 울산의 지역문화와 연계시키려는 여러 가지 노력을 해 나가고 있다.

고래잡이
장생포의 고래잡이 어민들은 생명을 걸고 고래잡이를 해야 하므로 여러 가지 사고를 막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기 위해 출항과 입항 시에 꼭 제사를 지내왔다.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떠나기 전, 무탈하게 고래를 많이 잡을 수 있게 마을의 조상신이나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출항 의식인 ‘당산제’와 고래를 잡고 장생포로 돌아왔을 때 치르는 입항 의식인 ‘풍경제’를 지냈다. 당산제는 마을 사람들의 연중 무병과 평온무사를 비는 제사로 장소는 보통 마을 입구에 있는 제단이나 별도로 마련된 사당에서 지냈으며, 지금도 매년 행하고 있다. 제단은 청결하게 하고 주변에 황토를 깔아 놓으며 솔가지를 끼운 금줄을 쳐 잡신의 출입을 막았다.

장생포 바다 건너편의 고사동 고래 해체장은 1961.2.28에 설립된 것으로 한국포경어업 수산조합에서 경제적인 사유 등으로 고래 해체 처리시설을 소유하지 못했던 다수의 포경업자 등을 위하여 설치한 후 IWC에서 포경을 금지하기(1985.12.31)까지 사용해 오다 현재는 파손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고래는 예로부터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동물로 알려져 왔으며, 고래고기, 고래기름, 고래의 심줄 등이 다양하게 쓰여 왔다. 특히 고래기름은 고래의 부산물 가운데 가장 중요하게 이용되어 포경의 주원인이 되었다. 고래는 종류에 따라 기름의 성질도 제각각 달라 쓰이는 용도 또한 다양했다.

지역문화의 거점, 고래문화특구
고래문화마을은 장생포항의 언덕에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 포경을 금지한 1986년 이전의 번창했던 장생포의 옛 마을 모습을 마을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재현하였다.
옛날 우체국, 다방, 문구점 등 7~80년대의 추억의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으며, 당시 고래잡이와 관련된 시설 및 사진, 거대한 고래 모형들 또한 마련해 놓아 고래의 크기와 당시 고래잡이의 풍경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고래문화특구에 조성된 옛 마을의 모습과 함께 고래박물관, 고래 조각공원, 수생식물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며, 국내 유일의 고래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는 지난 2008년 8월 최초 지정된 이후 꾸준하게 주변을 조성해 오고 있다.

[출처 :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홈페이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주소 : 울산광역시 남구 장생포고래로 244
입장료 : 2,000원, 매일 09:00∼18:00(11월∼3월 매표마감 17:30) 월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