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2050 이끄는 제로에너지건축] ②제로에너지건축의 핵심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제로에너지건축물의 ‘에너지 손실 최소화’ 핵심 2017년 말 1만 제곱미터 이상 공공건축물에 의무화 2021년 8월 현재 전국 128개 건축물에 설치
정부는 지난해 7월 ‘코로나 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한 국가 프로젝트로 ‘한국판 뉴딜’을 확정·발표했다. ‘그린 뉴딜’은 ‘디지털 뉴딜’, ‘사회안전망 강화’와 함께 오는 2025년까지 분야별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효과를 이룰 것으로 기대하는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이다.
시행 1년을 맞은 지금, 이 프로젝트에서 ‘그린 뉴딜’이 차지하는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한국판 뉴딜은 처음에는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 전략으로 ‘디지털 뉴딜’에 중점을 두고 출발했지만, 이후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경제 전환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린 뉴딜’을 또 다른 축으로 세우며 본격적으로 한국판 뉴딜의 진화가 시작됐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소개할 제로에너지건축물은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에너지·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이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된 제로에너지건축물 활성화 정책은 건축분야 ‘그린 뉴딜’의 핵심 정책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설계되며 핵심시스템인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란 무엇일까? 또 앞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난 6월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진행된 ‘2021 그린뉴딜과 제로에너지건축’ 교육자료를 참고해 정리했다.
<글 싣는 순서>
①그린뉴딜과 제로에너지건축 정책
②제로에너지건축의 핵심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③제로에너지건축, 현황과 전망
제로에너지건축물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은 ▲건물부하최소화 ▲에너지생산 ▲에너지 효율 향상 ▲에너지 손실 최소화 등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번 회에서 소개할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BEMS)은 이러한 네 가지 기능 중 ‘에너지 손실 최소화’의 핵심이다. 건축물 스스로 어디 부문에서 에너지가 많이 쓰이고 어느 시기에 사용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지 알아서 조절할 수 있게 한다.
◆BEMS?
BEMS는 건축 기술과 정보통신, 에너지 기술을 융합해 건물 내 에너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얻어낸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통합 시스템이다. 건물이 언제나 에너지 손실 없는 최적의 가동 상태를 유지되도록 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자연히 건물 이용자들도 항상 쾌적한 환경 속에서 건물을 이용할 수 있다.
계속된 경제 위기에 코로나19 영향까지 겹친 상황에서, 건물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을 높여 고정된 유지 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가 날로 커지고 있어 BEMS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전국 건축물 727만 여 동 가운데 3000제곱미터 이상의 상업·업무용 건축물 2만3,000여 동에 BEMS가 보급될 경우 원전 1기에서 생산하는 에너지양의 60% 가량을 아낄 수 있다”고 내다본다.
◆BEMS의 주요기능
BEMS의 주요 기능은 감시(Monitoring)·보고(Reporting)·최적화(Optimization)·모델링(Modeling)·분석(Analysis) 등 5가지다.
먼저 기간·설비·구역별 사용량 모니터링을 통해 에너지 사용추이를 집계하고 경향을 파악(감시)한 뒤 에너지 사용량 및 비용을 보고, 베이스라인과 온실가스를 분석한다(보고). 이어 에너지 절감을 위한 자동조치 알고리즘을 가동하며 설비 이상이나 에너지가 초과 사용되는 일이 생길 경우 그에 대해 통보, 조치 사항을 권고한다(최적화).
향후 환경 및 설비 운영 변화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이 얼마나 늘어날지 아니면 줄어들지 결정하며(모델링) 마지막으로 에너지절감 방법·우선순위에 대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고 건물 전체의 설비 성능도 분석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BEMS
2010년 이전에도 BEMS에 대한 관심과 시도는 많았지만, 보급이 활성화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건물에서 쓰이는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분의 1을 차지해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진데다가 정부 에너지 정책 방향도 에너지 생산 위주에서 전력 감축 정책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세계 각국이 앞 다퉈 2050 탄소중립 방안을 발표하면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날로 BEMS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는 정부가 대규모 공공건물(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에 BEMS 설치를 의무화하며 BEMS 보급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BEMS가 설치 확인된 건축물은 공공건축물 117동, 민간건축물 11동 등 총 128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