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사랑의 다리, 안동 월영교(月映橋)
국내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
월영교는 안동댐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안동물문화관이 있는 상아동과 안동민속촌이 있는 성곡동을 잇는다. 지난 2003년 안동댐 보조호수를 가로질러 세워진 다리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다리의 명칭은 주민 공모를 통한 322점의 응모작 중에서 뽑혔다.
안동 지역에 달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고, 안동댐 민속경관지에 월영대(月映臺)라고 적힌 바위 글씨가 있어 월영교라고 하였다. 댐 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오게 된 사연, 그리고 ‘월곡면’과 ‘음달골’이라는 옛 지명을 고려하였다. 길이 387m, 너비는 3.6m에 이른다. 나무다리라는 희귀성과 함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안동의 명물이 되었다. 하지만 나무로 지었기 때문에 한때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기도 했다.
다리를 세운 지 3년 만에 다리 상판이 썩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부터는 통행이 전면 금지되었다. 그러던 것을 안동시에서 새로 단장해 다시 시민에게 개방했다. 물안개와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는 모습은 월영교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한다.
교각 위로 아치형의 트러스를 올린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지만, 그 위의 나무 상판과 좌우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세운 나무 난간은 한국적 전통미가 느껴진다. 다리의 한가운데는 팔각정의 모습을 한 월영정(月映亭)이 자리 잡고 있다.
숭고한 사랑이 깃든 다리
경북 안동시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유교 문화가 가장 잘 보존된 곳 중 하나다. 대표적인 하회마을을 비롯한 고택, 종택, 향교, 서원 등 다양한 문화재가 도시 곳곳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안동시를 좀 다녀 본 사람이라면 물안개를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다. 안동호와 임하호, 낙동강과 반변천이 흐르는 도시와 그 주변에는 아침, 저녁으로 물안개가 피어올라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수시로 마주하게 되는 안동시의 물안개 풍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안동댐 일대다. 짙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수묵화를 연상케 한다. 그중에서도 안동댐 아래 두 번째 다리인 월영교에서 보는 물안개의 모습은 유독 서글픈 데가 있다.
월영교는 연인들 사이에서는 제법 이름난 명소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손을 잡고 걸으면 영원히 사랑이 이어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러한 이야기가 전해지게 된 데에는 ‘원이 엄마의 편지’가 한몫을 했다. 월영교가 세워진 사연이기도 하다. ‘원이 엄마의 편지’는 지난 1998년 고성 이 씨 문중 이응태(1556∼1586)의 묘를 이장하던 중 발견됐다. 관에는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 한 켤레와 복중 아기의 배냇저고리도 함께 있었다. 당시 이 편지와 유품들은 무려 400여 년 만에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응태의 부인이었던 원이 엄마는 병든 남편의 쾌유를 기원하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미투리를 한 켤레 만든다. 그러나 아내의 지극정성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서른한 살의 이른 나이에 안타깝게 작고하고 만다. 이에 슬퍼하며 원이 엄마가 쓴 편지가 바로 ‘원이 엄마의 편지’다. ‘원이 아버지에게’로 시작하는 애달픈 ‘사부곡(思夫曲)’은 현대어로 번역되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를 기리는 뜻에서 미투리를 모티프로 월영교를 만들고, 다리 인근에 ‘원이 엄마 테마길’을 조성했다.
국내의 한 방송사에서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란 제목으로 이 사연을 전했으며 2007년에는 ‘Locks of Love’란 제목으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소개되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편지와 함께 한 켤레의 미투리도 같이 묻혀 있었는데, 그 미투리는 삼(麻)과 함께 원이 엄마의 머리카락으로 엮은 것이었다. 현재 이 편지는 국립안동대학교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호반에 이어지는 길에는 사랑의 자물쇠를 거는 코너가 있고, 원이 엄마의 편지 내용, 원이 엄마와 월영교 이야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애틋한 사연을 품고 있는 월영교는 밤 풍경이 특히 빼어나기로 유명하다. 다리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시간에는 야경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이 극에 달한다. 월영교 분수는 10월 말까지 평일 1회(오후 8시), 주말에 하루 2회(오후 2시, 8시) 각 20분간 가동한다. 월영교의 분수 쇼는 기상 상황이나 여건에 따라 그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이중 오색 빛 조명과 달빛이 어우러진 밤의 분수 쇼가 가장 볼 만하다. 다리 건너편에서 봐도, 다리 위에서 바라봐도 좋다. 물빛과 불빛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한밤중 월영교의 정취를 더욱 깊게 한다.
월영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인근에는 안동 민속박물관과 KBS 드라마 촬영장, 안동민속촌, 안동공예문화전시관 등이 있다.
[출처 : 트레블아이]
월영교 공영주차장 주소=경북 안동시 상아동 5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