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한계에도 최선 다한 건축 열정 확인”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신진부문 현장심사 동행취재 7월 22일 제주 시작으로 8월 4일 서울 지역 6개 건축물 심사로 마무리
8월 4일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현장 심사 마지막 날 아침, 전날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경기까지 수도권 전역에서 진행된 심사를 마치고 어둠이 찾아온 뒤에야 귀갓길에 오른 심사위원들은 꼭 12시간 만에 다시 버스에 올랐다.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현장 심사 일정은 7월 22일 제주도 지역 소재 후보작품을 대상으로 시작됐으며 본지에서는 8월 4일 마지막 날 심사에 동행했다.
아침 일찍 버스에 오른 심사위원들은 눈을 부비며 마지막 날 심사 대상 작품 설명을 미리 살피기 시작했다. 이내 버스는 첫 목적지인 서울 동작구 소재 여성가족복합시설 ‘스페이스살림’으로 출발했다.
올해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는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폭염 속에 진행됐다. 올해 준공·신진부문 현장심사 대상작은 ▲사회공공부문 5개 작품 ▲민간부문 8개 작품 ▲공동주거부문 3개 작품 ▲일반주거부문 8개 작품 등 준공건축물부문 24점과 함께, 신진건축사부문 총 10개 작품이다.
기자가 동행한 심사 마지막 날에는 서울 동작, 강서, 마포, 서대문, 은평, 중랑 등을 쉼 없이 이동하며 사회공공 2작품, 민간 1작품, 일반주거 1작품, 신진건축사 2작품 등 모두 6작품을 심사했다.
◆무더위 속에도 최선 다한 설명과 심사
설계를 담당한 건축사들은 이날 낮 최고 기온이 36도에 달하는 무더위 속에서도 작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별도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설계에 나서게 된 배경과 설계 시 중점을 둔 사항, 실제 건축 과정에서 고려한 점들을 성심 성의껏 설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심사위원들도 직접 벽면을 손으로 만져보며 사용한 소재를 질문하고 바닥재를 살펴보는 등 적극적으로 심사에 임했다. 휴식 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 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심사위원들의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위원들은 작품마다 더욱 더 다양한 재료 사용과 주변 배경과 조화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비용이나 공간 등 여러 한계 속에도 최선을 다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공공부문, 설립 취지 살린 특색 있는 열린 공간들 관심
공공부문에서는 건축물의 설립 취지를 강조하고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노력한 건축사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많은 작품에서 남녀노소 누구든 쉽게 접근해 서로 소통하고 때로는 독서나 휴식 등 개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열린 공간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들은 “‘코로나19로 애써 준비한 공동 공간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공간마다 설계 시 기울였을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민간부문,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공간 설계 눈길
신진부문, 설계 제한 조건들 극복하려는 노력 돋보여
민간부문에서는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공간 설계가 눈길을 끌었으며 신진부문에서는 설계 제한 조건들을 극복하고 나아가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들이 많았다.
심사위원들은 민간과 신진 부문에서는 건축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 건축사들의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해 작품의 유려함과 완성도뿐만 아니라 연출의 발전 가능성도 중요한 심사 요소로 삼았다.
위원들은 “아무래도 민간부문 건축물과 신진 건축사들의 작품에는 새로운 시도를 더 많이 살펴볼 수 있었다”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소재를 더욱 자유롭게 이용하는 등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가능성을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심사 후 김현준 심사위원(강원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은 “심사 과정에서 건축을 대하는 건축사들의 겸허한 자세를 느꼈다”며 “건축의 해답을 찾기 보다는 건축의 본질에 대한 질문에 대면하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송정화 심사위원(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바쁜 일정이었지만 좋은 분들과 좋은 건축물을 접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으며 조종수 심사위원(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교수)는 “진지하게 작품을 대하는 다른 심사위원님들의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좋은 작품을 설계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살필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얘기했다.
권연하 시행위원장(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등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건축사들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심사 기간 내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주신 심사위원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으며 김상길 심사위원장((주)에이텍 종합건축사사무소)도 “심사 과정에서 건축을 대하는 진지함과 품격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