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의 성지, 밀양 표충사(表忠寺)

2021-08-03     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표충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通度寺)의 말사이다. 임진왜란 때 승병(僧兵)을 일으켜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명대사(四溟大師)의 충훈(忠勳)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표충사당(表忠祠堂)이 있는 절이다.

천황산 표충사(天皇山 表忠寺) 일원은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구천리에 있는,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터를 잡아 세운 죽림사(竹林寺)이다. 1974년 12월 경상남도의 기념물 제17호 천황산 표충사로 지정되었다가, 2018년 12월 천황산 표충사 일원으로 문화재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표충사는 신라 무열왕 원년(654년) 원효대사가 터를 잡아 세운 죽림사(竹林寺)이다. 흥덕왕 4년(829) 셋째 왕자가 몹쓸 병을 얻어 전국의 명산과 명의를 찾던 중 이곳의 약수를 먹고 병이 낫게 되자 인도의 승려 황면선사(黃面禪師)가 현재의 자리에 중창하여 진영사(靈井寺)라 이름을 고치고 3층 석탑을 세워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것으로 전한다. 이때부터 절 이름을 ‘재약산영정사’라 부르고 절을 크게 부흥시켰다. 다만 ‘영정사창건기’에는 영정사 터를 점지한 이를 황발노선으로 기록하고 있어 원효대사 창건설과는 차이가 있다.

신라 때는 보우국사가, 고려 시대 때는 해린 국사가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며 특히 충렬왕 때에 일연이 이곳에서 천여 명의 승려를 모아 불법을 일으키고 ‘삼국유사’를 탈고하였다고 한다. 고려 충렬왕은 이곳을 찾아 찬탄하고 일국지명산, 동방제일 선찰이라 명명하기도 하였다.

조선 헌종 5년(1839) 영축산 백하암에 있던 사명대사의 사당을 이곳에 옮기면서 표충사라 하였는데, 이 사당을 절에서 관리하면서 사(祠)자가 사(寺)로 바뀌었다. 사명대사는 서산대사의 제자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켜 평양 탈환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사신으로 임명되어 여러 차례 적진에 들어가 회담을 했고, 그 성과로 포로로 잡혀간 삼천여 명의 동포를 데리고 귀국하는 등 외교적 업적을 남겼다.

현재 이곳에는 중앙에 사명대사의 영정이 있고 동쪽에는 그의 스승인 서산대사, 서쪽에는 임진왜란 때 금산싸움에서 전사한 기허당의 영정을 함께 모시고 있다. 주위의 뛰어난 경관뿐 아니라 불교와 유교가 통합되어 있는 한국 사찰의 유연성을 보여 주는 곳이다.

표충사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는데 특히, 국보 제75호인 청동 은입사 향완(香垸)은 1177년(명종 7)에 제작된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고려 시대 향로이다.

표충사 입구의 소나무 숲에는 명품 산책로가 유명하다. 식당이 있는 공영주차장(무료)을 지나 표충사로 향하는 숲길을 천천히 걸으면 가벼운 바람에 솔향이 실려 도심에서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준다. 입구에서 조금 지나면 신라 시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다비장(불교식 장례법)이 있고 주변의 홍송은 ‘홍송 보호림 27호’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에 순응하며 바람에 따라 휘어져 있는 오래된 소나무 밑동에는 껍질이 벗겨진 흔적을 볼 수가 있다. 일제강점기 때에 송진을 채취하며 남은 상처라고 한다. 세월이 흘러도 역사적 사실과 고통은 쉽게 아물지 않는 듯하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산지 사찰에는 사찰보다 더 오래된 숲이 있다. 이 숲을 사찰림(寺刹林)이라 부르는데, 대부분 자연적으로 형성되었지만 화재예방 등을 목적으로 인공조림을 한 경우도 있다. 표충사 또한 소나무 숲과 더불어 사찰림인 대나무 숲이 있다. 표충사 대나무숲으로 잘 알려진 죽전수림(竹田樹林)은 1,4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밀양 표충사를 감싸고 있는 재약산 사자평(獅子坪)에서 승병을 훈련시켜 왜적에 맞섰다. 이 숲의 대나무로 죽창을 만들어 무기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죽전수림은 사찰을 수호하고, 나라를 지키는 호법신장의 역할도 한 셈이다.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밀양 재약산(해발 1,189미터) 기슭에 자리하는 표충사는 유생들을 교육하고 성현들을 제사하는 표충서원이 사찰 영역 안에 있어 불교와 유교가 한자리에 공존하는 특색 있는 사찰이다. 예부터 명산유곡으로 이름이 높았던 표충사 일대에는 수많은 고승대덕들이 남긴 각종 전설들이 전해 온다.

[출처 : 위키백과]
밀양 표충사 주소=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
입장료=어른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
주차료 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