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꽃들의 물결, 성주 경산리 성(城) 밖 숲
성주 하면 참외가 자연스럽게 연상될 정도로 성주는 참외의 고장이다. 동서로 낙동강과 가야산을 둔 자연환경이 참외 생산에 최적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생(生)·활(活)·사(死) 생명 문화의 고장’을 내세우고 있는 성주는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장소들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성주에는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이천과 백천이라는 중요한 물줄기 두 개가 가지런히 흐르고 있다. 그중 성주 경산리 성 밖 숲은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성주 읍성(星州邑城) 서문 밖에 만들어진 왕버들 숲이다. 풍수지리 사상에 따라 성주 읍성(星州邑城) 밖 이천 변에 조성한 숲으로 300∼500년생의 왕버들 52그루가 자라고 있다. 높이 14m에 지름은 1m가 넘는다. 이 노거수들은 1999년 4월 6일 천연기념물 제403호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성 밖에 조성된 숲이라는 단순한 이름 뒤에는 성주의 다양한 역사와 생활사가 담겨 있는 가치 높은 공간이다. 처음 조성 시에는 밤나무 숲이었으나 임진왜란 후 밤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왕버들로 다시 조성하였다는 이야기가 내려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한여름 왕버들과 함께 맥문동이 연출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경산지(京山志)’, ‘성산지(星山誌)’의 기록에 의하면 성 밖 마을의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는 등 여러 흉사(凶事)가 이어지자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숲을 조성하였다고 전한다.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비보림(裨補林)이자,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수해방비림(水害防備林)이기도 하다.
성 밖 숲은 한때 아예 사라질 위기를 극복하기도 하였다. 1980년대까지 국내에 성행했던 잠사업으로 인해 누에고치를 만들기 위한 뽕나무 밭을 넓힐 요량으로 왕버들 나무들을 베어내려 했으나, 성주 사람들의 노력으로 성 밖 숲은 지켜졌다. 다시 더 세월이 흘러 잠사업이 사장됨에 따라 뽕나무 밭이었던 땅은 잔디광장으로 변했고, 잠사업으로 사라질 위기를 겪었던 성 밖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남아있는 굴곡진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맥문동은 외떡잎식물 백합과 여러해살이풀 종류의 한방 약재이다. 뿌리가 보리를 닮아서 이름에 보리맥(麥)이 들어갔다고 한다. 짧고 굵은 뿌리에서 잎이 자라 포기를 형성하고 그 위로 30∼50cm 높이의 줄기들이 자란다. 맥문동은 지피식물이라서 왕버들 그늘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서 맥문동이 아름답게 조성된 곳은 경주 황성공원, 서천 장항송림 산림욕장, 광주 문흥동 맥문동 숲길,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등 여러 군데가 있다. 그중 한 곳이 바로 성주의 성 밖 숲 맥문동이다.
천연기념물 왕버들 나무가 4∼5월이면 연두빛으로 물들고 더위가 한창인 8월이면 아주 오래된 왕버들 나무 주위로 보라색 맥문동이 피어 화려한 색을 자랑한다. 한낮의 태양 빛이 나무 사이로 비집고 내려와 맥문동을 비추면 밝은 보라색 물결이 윤기를 낸다. 이끼가 낀 나무 밑둥은 세월의 깊이를 알려주고 녹색의 이끼와 보라색의 맥문동은 조화롭게 어울려 있다. 왕버들이 탐방객들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맥문동을 심었는데, 함께 잘 어우러져 사진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소로 떠올랐다.
성 밖 숲을 들어서면 다양한 조형물이 있다. 성주의 대표 특산물인 참외조형물을 비롯하여 지구본 조형물과 워터 샤워장이 있다. 야간 조명시설로 더운 여름날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다. 성 밖 숲은 노거수 왕버들로만 구성된 단순림(單純林)으로 학술적 가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마을의 풍수지리와 역사·문화·신앙에 따라 조성되어 마을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과 토착적인 정신문화의 재현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전통적인 마을 비보림(裨補林)으로 향토성과 역사성을 가진 숲이다.
성 밖 숲 주변에는 보기 드문 배치 방법으로 지어진 성주향교와 옛 관아 건물 중 하나인 성산관, 한국 주거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 만산댁, 배리댁이 자리하고 있어 전통 도시로서의 역사자원이 풍부한 곳이기도 하다. 성 밖 숲 주변에 조성된 성 밖 숲 산책길은 성주읍의 서쪽으로 흐르는 이천 변에 조성된 마을 숲 주변의 산책길로서 지역주민과 성 밖 숲을 찾는 방문객들이 쉼을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다.
현재 성 밖 숲은 축제 등 각종 행사를 하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의 산책 공간, 생활체육 활동 공간 등 다양한 주민 생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2017년 산림청 ‘올해의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되었다.
[출처 : 성주 문화관광]
성주 성밖숲 주소=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경산리 446-1 일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