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도 모르고 행사 유치에 나선 서울시
UIA 2017 세계건축대회 서울유치와 관련, 건축계가 소란스럽다. 원인제공자는 서울시다. 'UIA 2017 SEOUL World Congress of Architecture'와 'UIA'에 대한 국문번역에 있어서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UIA 2017 SEOUL 세계건축대회'를 '2017 UIA 총회'로, 'UIA'를 '국제건축가연맹'으로 번역, 사용하고 있는 점이 논란의 대상이다.
UIA 총회는 UIA 세계건축대회 중 개최되는 일부 행사다. 지금까지 UIA 세계건축대회에 참가하는 행위를 간단하게 UIA 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표현했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외부행사에 참가할 때는 'UIA 총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외부 인사를 국내로 초청하는 다양한 행사를 단순히 'UIA 총회'로 축소 표기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당연히 'UIA 세계건축대회'로 표기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UIA'의 경우 지난 2010년 11월 16일 FIKA 협의회에서 대한건축사협회의 대승적인 양보를 통해 '국제건축가(사)연맹'으로 사용키로 합의, 결정하였다. FIKA는 이런 사실을 서울시에 알리고 이전까지 협의 과정 중에 표기되었던 기존 문안의 정정과 향후 이 같은 표기를 요청하였으나 서울시가 이를 묵살하고 '국제건축가연맹'으로 계속 표기하고 있다.
UIA Accord(합의서)에 명시한 "Architect"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법과 관습에 의해 전문적으로, 학문적으로 자격을 갖추고 실무하고 있는 관할 지역 내에 실무를 하기 위해 법적으로 등록을 한/자격증을 취득한/자격을 갖춘 사람이다. 국내에서 이 기준에 적합한 사람은 업무신고를 하고 해당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건축사 밖에 없다. 결국 UIA 세계건축대회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건축사가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이러한 정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일개 주무관이 범 건축계의 의견을 묵살하고 제멋대로 명칭 표기를 고집하는 행위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독주(獨走)다. 현재의 서울시의 모습은 오로지 세계적인 명품도시로서의 서울을 널리 알린다는 목표와 이를 위해 국제 행사 유치에 혈안이 된 지자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울시는 이 같은 독자 행보의 결과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2번의 상처를 안고 3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평창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