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건축물 해체 부재 재활용으로 한옥건축 장려

올해부터 한옥건축물 해체 부재 재활용 사업 서울 전역으로 확대 시행 한옥 부재의 체계적 관리 도맡고 있는 ‘종로구 한옥 철거자재 재활용은행’과 연계해 추진

2021-03-24     박관희 기자
청진공원 전통정자 ‘청진정’ (사진=종로구청)

서울시 종로구는 개발 또는 신축으로 불가피하게 철거되는 한옥 부재를 전통문화자원으로 사용하는 ‘한옥건축물 해체 부재 재활용 사업’을 올해부터 확대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옥 부재의 체계적 관리를 도맡고 있는 ‘종로구 한옥 철거자재 재활용은행’과 연계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은 종전까지는 종로구 관내를 대상으로 했지만, 서울시의 예산 지원에 힘입어 ‘서울 전역’으로 대상 범위를 넓히게 됐다.

이로써 상태가 양호한 타 지역 한옥이 건축 폐기물로 처리되는 안타까운 일들을 해결함은 물론 양질의 자재 확보가 가능해졌다.

부재 확보 방법 또한 개선했다. 한옥건축물 소유주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옥 해체 현장에 전문 인력을 직접 투입해 재활용이 가능한 부재를 선별하고 공사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한옥 철거자재의 재활용을 위해서는 공사 시 인력을 동원한 해체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경우 일반 건축물 공사보다 기간과 비용이 두 배 이상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또 작년까지는 구에서 한옥 철거자재 취득 시 건축주가 해체 현장에 반출해 놓은 자재를 단순히 재활용은행으로 운반하는 부분만 맡아 건축주의 수거 동의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로 인해 지난해 관내에서 해체된 한옥 건축물 16개 동 중 부재 취득 협조가 이뤄진 것은 4개 동뿐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해체 건축물 소유주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에서 자재 종류와 수량 등을 고려해 부재 확보 방법을 달리한다. 기와 취득 시에는 구에서 직접 현장에 나가 기와 해체공사를 시행하고, 목재는 전문가 자문을 구해 필요한 경우 해체 공사를 일부 진행해 재활용은행으로 운반한다.

기존 한옥의 해체 부재를 재활용하는 것에 뜻을 같이 하는 소유주는 종로구 건축과로 관련 서류를 제출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직접 신청하면 된다. 지원 여부는 현장 확인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최종 결정하게 된다.

◆ 한옥철거 자재 재활용은행, 한옥의 가치 되살려

한편, 종로구는 지난 2015년 2월 전국 최초 ‘한옥 철거자재 재활용은행’의 문을 열었다. 문화유산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재개발 또는 건물주의 사정으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한옥의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 힘써왔다.

한옥 철거부재 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신축 또는 수선을 희망하는 수요자에게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자재를 유상으로 공급하고 전문가의 상담과 기술 역시 제공하는 중이다. 본래 한옥의 모습은 사라질지라도 그 자재는 여전히 우리 삶과 주거 환경에 남아 한옥건축의 우수성과 가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한옥 건축물 부재를 수거해 관내 곳곳에 공공 한옥 건축물을 세울 때도 활용한다. 일례로 전통정자 축조를 들 수 있다. 2018년 와룡공원 전통정자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혜화동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과 궁정동 무궁화동산에, 2020년에는 청진공원 내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녹여낸 주민 쉼터 ‘전통정자’를 세운 것이다. 개발 또는 건물 신축으로 불가피하게 철거된 한옥 부재를 40%가량 사용해 비용 절감효과 또한 탁월하다.

김영종 구청장은 “민선 5기부터 현재까지 한(韓)문화 자생력을 강화하고자 ‘한복’, ‘한옥’, ‘한지’, ‘한식’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기반 조성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고, 이번 한옥 건축물 재활용 사업 또한 그와 맥락을 함께 한다”면서, “우리 한옥 문화의 발전을 이끌고 소중한 자산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안들을 꾸준히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