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며

2021-02-03     문은주 건축사· 건축사사무소필 <전라남도건축사회>
문은주 건축사

늘 숙제에 시달리며 살아왔던 것 같다. 건축사사무소에 근무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어쩌면 건축사라는 단어는 내겐 언젠가는 해야 할 숙제와도 같은 것이었다. 건축사사무소에서 일하던 시절 늘상 마지막으로 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실무수련 4년을 마친 이후 시험을 보기 위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 숙제를 해내야 한다는 학생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

3번의 시험을 통해 합격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게 됐다. ‘이제 더 이상 숙제가 없다’라는 사실이 살짝이나마 나를 들뜨게 했다. 그러나 안도의 한숨도 잠시. 나의 이름을 건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또 다른 숙제가 내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게 아닌가. 직원으로 일할 땐 몰랐던 경영·경제·회계분야의 내용에서부터 더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은 건축법규, 그리고 책임감이 녹아들어 가야 할 설계도면과 감리업무까지. 현재보다 더 많은 숙제들이 놓여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내 앞에 등을 보이며 열심히 뛰고 있는 선배 건축사들도 가졌을 법한 고민을 매일 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들어 선배 건축사들이 유난히 번쩍번쩍 더욱 빛나 보인다. 내 이름을 건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키 위해서 최근 건축사등록원에 등록을 했다. 이제야 나의 이름 앞에 대표 건축사라는 명칭이 붙게 된 순간이다.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하니 왠지 모를 뿌듯함이 밀려온다. 사무소 개설 신고를 하고 ‘건축사사무소필’이라는 사업자 등록증을 받아 들고 성취감과 뿌듯함을 가지면서 또 한 번 해보자는 도전의식을 일깨우는 중이다.

건축경기가 좋지 않다는 말에 의기소침해지기도 하지만, 엉금엉금 거북이 같더라도 열심히 발을 내딛어 보려 한다. 아직은 입찰을 하려고 해도 자격요건이 안 될뿐더러, 누군가가 내 이름을 물어 사무소를 찾아올 일은 없지만, 그래도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신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을 준다고 하지 않는가.

고통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 되도록 열심히 달려 보려 한다. 나 스스로에게 응원의 선물을 보낸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