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사망사고 중 ‘건설현장 사고’ 절반 차지…공사비 50억 미만 중소규모 민간현장 발생률 높아

서울기술연구원, 전국 산업현장 사망 5년간 4714명…건설업 절반 차지 건설 사망사고 60%가 공사비 50억 미만 중소규모 현장서 발생 소규모 건축물 건축사 현장관리 제도 도입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돼야

2020-12-14     장영호 기자

전국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가 최근 5년간 4,714명에 달하고, 그중 건설업에서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2,355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에는 매년 5,000여 건의 공사가 진행되는데, 이중 중소규모 민간공사 현장이 대형공사 현장에 비해 안전에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서울기술연구원이 발표한 리포트에 따르면 건설 현장에서 매일 1.3명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사망하고, 건설업의 위험성이 타 산업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미국, 영국 등과 비교했을 때 최대 13배 높은 수치다. 

연도별 건설현장 사망자 분포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에는 추락, 충돌 등 다양한 사고 위협들이 도사리고 있다. 건설현장 사고원인을 살펴보면 자연재해, 장비 결함 등 환경적인 요인보다 작업 숙련도 부족, 안전장비 미사용 등 사람의 과실에 기인해 발생하는 사고가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2019년 건설 근로자 사망자는 2017년 대비 약 40%의 감소 추세로 접어들었으나 여전히 연평균 50명 규모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발생형태를 보면 추락사고 위험성이 가장 높았다. 고소작업 시 추락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체의 약 65%(100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근로자 주변 장비 및 물체에 의한 부딪힘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8.4%(13명)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서울에는 매년 5,000여 건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중 중소규모 민간공사 현장이 대형 공사 현장에 비해 안전 면에서 더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건설업 사망자를 살펴보면 공공현장에서 29명, 민간현장에서 125명으로 민간공사 현장 사망사고가 전체 약 81%를 차지한다. 또한 사망자 전체 154명 중 92명(약 60%)이 공사 규모 50억 원 미만의 중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했다. 공공 건설현장에 비해 민간 건설현장이, 대규모 공사보다는 공사비가 적은 중소규모 현장의 안전관리가 미흡했다. 서울기술연구원은 비용 절감을 위해 공기 단축 및 작업의 효율성을 우선시하고 안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규모 민간현장이 더욱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주체 및 금액별 사고 사망자 수 분포

 

공공건축가 A 건축사는 “서울 전체 건설안전 사고 중 약 60%가 ‘동네건축’에서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건설사업자 면허대여, 건축주 직영 공사라는 ‘익명 시공자’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다”며 “건설 주체의 실명화와 함께 소형건설업 면허제 신설, 소규모 건축물 건축사 현장관리제도 도입 등 근로자 안전·사고 발생률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