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면서 생산성이 높은 일터와 목조건축 환경
요즘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루하게 이어질 때, 만족도와 생산성이 높은 일터는 모든 직장인의 꿈이다. 윈스턴 처칠은 “사람은 건물을 만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건물이 우리를 만들어 간다”라고 했다. 인간에게 건축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 같은 인식은 최근 일터 복지와 만족도를 제고하여 생산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근무환경에서 목재와 같은 자연적인 요소를 많이 사용하면 행복감 증가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에 근거하고 있다. 호주 임산물 연구소(Forest and Wood Products Australia Ltd, FWPA)에서 실내 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일터에서 목재를 보면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만족도와 행복도가 더 높았다고 했다.
목재를 보면서 일하는 작업자의 81%가 작업에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한다고 응답한 반면, 목재가 없는 공간의 작업자의 만족도는 50%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개인 생산성, 기분 및 집중력 향상, 작업의 명료성, 자신감 등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지어지는 크고 작은 공공건축물은 10만 채가 넘고, 통계청 2019년도 자료에 의하면 공사비만 27조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목조로 된 시설물은 정말 손가락으로 셀 정도로 그 축조가 매우 저조하다. 그동안 건축물의 구조기준에서 목조는 규모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공공건축물에 적용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목조건축을 너무 홀대했다고 몽니라도 부리고 싶다. 이제 곧 ‘건축물의 구조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서 그 규모 제한이 철폐되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대규모 고층 건축물도 목조로 짓는 것이 가능해졌으므로 공공건축물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다.
모든 일터는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다. 고용주는 활기차고 재미있는 직장문화를 조성하여 직간접적으로 귀중한 자산을 소중하게 잘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건축 환경이 일상생활의 70%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는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잠재된 능력과 기술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이끌고 가야 한다. 안녕에 우선을 두고 신바람을 일으키는 일터가 되어야 한다. 특히 국가나 사회의 구성원에게 두루 관계되는 공공건축물에서부터 시범적으로 이러한 붐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당분간 이러한 붐이 정착될 때까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지속 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건축 환경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일터 환경개선에 가산점을 부여하여 목조건축 프로젝트가 일반 건축과 경쟁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게 정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건축을 통해 사람을 치유하는 신경건축학(neuroarchitecture) 분야를 앞세워서 건축 환경에서 목재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함을 시사하고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제 복지와 직장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목재를 더 많이 사용하는 디자인 개발은 더 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목재를 신체적, 정신적 행복을 누리는 조건과 연관시켜 생물학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에 우선권을 주면 된다. 목조건축의 생산성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삶의 질을 보장하는 건물을 건설하려는 일련의 과정이 순조롭게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목재는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이를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꾸어 주는 생물학적 물질이다. 바쁜 일상에서 건강관리에 무감각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건축 환경에서 목재의 필요성을 되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