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문씨 본리세거지와 마비정 벽화마을

대가족 생활양식의 전형, 문익점 18세손이 터를 잡은 마을

2020-10-19     김진섭 건축사 · 건축사사무소 라온

남평 문씨 본리세거지
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에 있는 남평 문씨 본리세거지는 남평 문씨 일족이 모여 살던 곳으로 지금까지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는 사유지다. 인흥마을이라고도 불리며, 1995년 5월 12일 대구광역시의 민속문화재 제3호로 지정되었다.
이 마을은 대가족 생활양식의 전형을 볼 수 있는 정전법 구도로 지어졌다. 정전법은 땅을 정(井)자 모양으로 아홉 등분하여 여덟 농가가 나누어 부치게 하고 가운데 땅은 공동으로 지어 조세로 바치게 하던 중국 하·은 주나라 때의 토지제도를 말한다. 
원나라로부터 목화씨를 가져와 우리나라 의복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문익점의 18세손 문경호가 1840년을 전후하여 이곳에 터를 잡았다. 원래 절이 있던 명당터를 구획하여 집터와 도로를 반듯하게 정리하고 집을 지었다. 지금은 조선 후기의 전통가옥 9채와 정자 2채가 남아있으며, 도로에 접한 부분에는 나지막한 담을 쌓았다.

이곳의 대표적인 건물로는 수봉정사와 광거당, 인수문고 등이다. 풍치 있는 토담으로 둘러싸인 부지 안에 총 70여 채의 전통와가가 있다. 수봉정사는 세거지의 입구에 있는 정자로 정원을 매우 아름답게 꾸민 곳이다. 주로 손님을 맞고 일족의 모임을 열 때 사용하던 큰 규모의 건물이며 우리나가 목조건물의 전형과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광거당은 문중의 자제들이 학문과 교양을 쌓던 수양 장소이다. 인수문고는 국내에서는 드문 문중의 서고로, 규장각 도서를 포함한 책 1만여 권을 소장하고 있다. 

마비정 벽화마을
남평문씨 본리세거지를 나와 차로 3분 정도 가면 마비정 벽화마을이 나온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에 위치한 마비정은 험준한 화산암 산지인 비슬 산지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마을이다. 지난 2012년 녹색 농촌체험마을 사업을 통해 '벽화마을'로 선정되었다. 마을 전체가 60~70년대의 정겨운 농촌의 풍경을 토담과 벽담을 활용하여 벽화로 꾸며져 있으며, 국내 유일 연리목과 연리지 사랑나무 등 자연이 어우러져 있다. 입장료는 없지만 체험비는 별도다. 
친환경 산책로인 누리길은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삼필봉을 잇는 1구간, 마비정에서 가창 정대로 연결되는 2구간,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화원 자연휴양림까지 3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마을을 걷다 보면 수채화 같은 풍경에 ‘그때 그 시절’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