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강진 가능성, 있다? 없다?

국토해양부, 안전에 대한 우려와 비용에 대한 효율 사이의 고민할 듯

2011-05-16     백민석 편집국장

기존 건축물의 내진 성능 향상과 신축 건축물의 내진설계 적용범위 확대 등과 관련된 각계각층의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건축물 내진적용의 가장 근본적인 근거가 되는 한반도 지진 가능성과 관련된 학자들의 의견 또한 다양하게 개진되고 있다.

지난 3월 23일 ‘한반도 지진과 원자력 안전’을 주제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 주최 제35회 과총포럼에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책임연구원은 ‘한반도 지진학적 환경과 지진발생 가능성’에 대해 큰 우려를 표명했다. 비록 약한 지진이지만 한반도에 있는 옥천, 양산, 추가령단층 등 3개 단층대에서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으며, 심한 경우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7.0 이상의 지진이 발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았다.

지 연구원은 한반도가 현재 인도양 판이 유라시아 판을 미는 힘과 태평양 판이 유라시아 판ㆍ필리핀 판 등을 미는 힘을 동서 방향에서 동시에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비록 작은 규모지만 끊임없이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진 다발지역인 중국의 탄루 단층대와 일본 열도의 판 경계부 사이에 위치함에 따라 응력축적이 제한돼 강진 가능성이 적다는 것인데, 지난 역사를 돌아보았을 때 강진으로 추정할만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고 있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보았다.

최근 일본의 강진을 우려했다. 특히 일본 도후쿠(東北) 지방에서 발생한 이번 대지진은 이전에 이처럼 큰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대지진이라며, 일본서 이처럼 큰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반도 역시 영향을 받아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강도가 6.5 이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적 특성에 따라 7.0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 가능성을 대비해 대책을 보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전남대학교 김성균 교수는 안전위 보고자료에서 MM진도 Ⅷ에 상당하는 규모의 지진의 경우 확률론적 분석에 의하면 대략 4,000년에 1회 발생, 즉 4,000년의 빈도를 가지고 발생하는 것으로 연구결과 확인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한반도의 경우 역사지진 목록상의 최대 지진이 최대 규모 추정에 확정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함을 노명현과 김연중의 연구에서 확인됐다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과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는 규제요원훈련교재에서 밝히고 있다.

한편 일본 대지진 이후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대표 이형수)가 지난 3월 1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반도의 지진피해 가능성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5%가 가능성이 있다(매우 그렇다 22.4%, 대체로 그렇다 41.1%), 30.0%는 가능성이 없다(그렇지 않다 25.0%, 전혀 그렇지 않다 5.2%)고 답해 일반 국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국내 지진피해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설문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2.99%p였다.

참고로 우리나라 공공건축물 등 주요 시설물의 내진보강 추정비용이 26조 8084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국내 공공건축물의 내진보강사례 16건의 총 연면적에 전체 내진보강 공사비를 나눈 평균 내진보강 단가를 약 6만 1800원/㎡로 보고, 7만 7296곳의 내진 보강 필요 건물에 대입해서 산출된 비용이다. 산정에서 제외된 민간건축물까지 포함한다면 내진관련 소요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