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만 부탁합니다”

2011-04-16     편집국장

신정아 전 동국대학교 교수가 저서 ‘4001’로 세상에 파란을 일으킨 지도 한 달이 되어간다. 대한민국 언론의 대부분은 일제히 톱기사로 다루었고 이로 인해 이 책은 품절 현상을 빚을 만큼 불티나게 팔렸다. 언론들은 하나같이 노이즈 마케팅(구설수 홍보)을 이야기하면서 비난했다. 이는 언론 자신들이 비난하는 노이즈 마케팅의 밥이 되는 자가당착을 범한 것인데 시청률, 주목률, 발행부수, 기사 경쟁 등을 통해 수익을 챙겨 자본주의 현실에서 생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오마이건설뉴스는 건축 및 건설관련 단체의 조직 내부에 대한 선정적인 기사를 연이어 게재하여 독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 역시 노이즈 마케팅이다. 노이즈 마케팅이 무조건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기사의 진실성이다. 문제가 되는 기사의 일부에 대한건축사협회 자유게시판의 글을 인용했다. 여기까지는 사실이다. 하지만 두 명의 글을 짜깁기하여 다수의 글처럼 표현하고 편집한 점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가공한, 진실이 아닌 것이요,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또한 “의견을 사실처럼 말하고, 사실을 의견처럼 말하기 때문에 언어가 소통이 아니라 단절로 이르게 된다.”는 소설가 김훈의 국내저널리즘의 현실을 지적한 증언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오마이건설뉴스 지면이 감추려 했던 현장의 진실은 엄연히 존재했고 이와 별도로 신문지면이 제공한 정반대의 사실 또한 존재했다. 지면의 사실과 현장의 진실이 서로 달라진 것이다. 이는 언론의 정도가 아니다. 원칙이 숨쉬면서 곳곳에 합리가 흐르는 사회를 바란다면 민주주의, 책임, 신뢰, 힘에 대한 감시와 약자 배려 등이 언론의 원칙이 돼야 한다.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지 않은 언론은 민주와 자유를 사회에 전파할 수 없고 정직하지 않은 언론은 정직을 말할 자격이 없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정치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언론으로써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 이번 오마이건설뉴스의 기사는 소위 파워엘리트에 속하는 전문단체의 세계를 ‘내부고발’하는 형식을 띄지만 “미지의 ‘파워엘리트 집단’이 대다수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는 가설”만을 충족시킬뿐 민주주의와 정직에 대한 요구로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스스로를 황색신문(Yellow Journalism)의 범주로 내몰고 있다.

오마이건설 뉴스의 관계자들에게 바란다. UPI통신사의 사훈을 기억하기를...

“사실만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