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학생들, 미디어교육센터 덕에 집에서 교육방송 듣는다

코로나19 사태에 잔지바르 정부, 4월부터 지역에 교육방송 송출 KOICA·대교·굿네이버스·SBS 협업해 현지에서 교육방송 제작

2020-08-06     이유리 기자

[대한건축사협회 ‘카리브 잔지바르 희망학교 건립사업’ 그 후]

대한건축사협회가 굿네이버스, SBS와 함께 진행한 ‘카리브 잔지바르 희망학교 건립사업’으로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콰라라 투마이니 중등학교(이하, 콰라라 중등학교)’가 건립된 지도 어느새 3년이 지났다. 2015년에 김호준 전 대한건축사협회 이사가 설계를 담당했고, 회원 995명과 유관 단체 3곳의 협조로 총 1억5천만 원 가량을 대한건축사협회 이름으로 기부했다. 이외에도 여러 기업들이 내놓은 건축자재와 기부금 등을 모은 끝에 2017년 1월, 총 사업비 22억 원, 연면적 2,867제곱미터, 지상 2층 규모의 중등학교가 탄자니아에 탄생했다. 이곳엔 학교를 비롯해 TV 스튜디오, 녹음실, 편집실 등이 갖춰진 C4D(Communication for Development) ‘콰라라 미디어교육센터’도 마련돼 있다. 3년이 지난 지금, 학교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탄자니아 학생들이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교육방송으로 공부하고 있다. 교육방송은 콰라라 미디어교육센터에서 제작·송출한 것이다. 제공=SBS

굿네이버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콰라라 중등학교는 탄자니아 학생들이 정기적으로 입학해서 공부하는 교육공간이었다. 그러나 3월 탄자니아에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후 6월 말까지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교육방송으로 수업이 대체됐다. 잔지바르 정부는 4월부터 지역에 교육방송을 송출하고 있다.

정부가 발 빠르게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학교 내 미디어교육센터를 활용해 오래 전부터 ‘탄자니아 에듀테인먼트 비즈니스 구축 사업’을 지속해온 덕분이다. 해당 사업은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총 3년 동안 현지에서 교육방송을 제작·송출하는 사업으로, 탄자니아 학생들의 지속가능한 교육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대교, 굿네이버스, SBS이 협업해 진행됐다. 그동안 미디어교육센터에는 방송용 기자재가 갖춰졌고 교육 콘텐츠 제작,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를 거뒀다. 방송 경험이 없는 현지 직원들에게 방송 제작 교육도 시행했다. SBS 측은 PD, 기술·미술·카메라 감독 등을 현지에 파견하기도 했다.

탄자니아 현지 교사들이 한 교육방송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는 잔지바르 공영방송사(ZBC), 케이블 방송사(ZCTV), 지역 라디오 채널(Coconut FM) 등에 송출된다. 제공=SBS

그 결과 현재는 현지 직원들이 연출, 기획, 촬영, 편집 등을 직접 챙기면서 교육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수준이다. 현지 교사가 직접 강의하는 장면이 담긴 교육방송들은 잔지바르 공영방송사(ZBC), 케이블 방송사(ZCTV), 지역 라디오 채널(Coconut FM) 등에 송출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약 25만 명의 학생들이 교육방송을 시청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서 송출에 이르기까지 미디어교육센터가 국가 주도 아래 교육 콘텐츠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콰라라 투마이니 중등학교 미디어교육센터 전경. 제공=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국제사업팀 전다영 대리는 “현재 콰라라 투마이니 중등학교는 2017년 완공 이후 현재까지 지역 내 유일한 공립 중등학교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그 간의 사업 활동으로 구축된 인프라와 기술 역량을 활용해 교육 콘텐츠를 제작한 덕분에 코로나19 사태에도 많은 학생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도 그동안 참여한 여러 사회공헌사업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련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