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에서 이름난 여덟 곳의 경승지, 관동팔경

‘관동별곡’의 배경이 된 강원도 경승지

2020-08-03     김진섭 건축사·건축사사무소 라온

강원도 고성에서 바다 경치를 보며 남쪽 7번 국도를 따라 내려가면 관동팔경(關東八景)을 볼 수 있다. 관동팔경은 관동지방에서 특히 이름난 여덟 곳의 경승지를 말하며 영동팔경(嶺東八景)이라고도 한다. 관동은 관동지방, 즉 현재 강원도 지역을 의미한다. ‘영동’이란 대관령 동쪽 지방이라는 뜻으로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 양양군,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태백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1962년까지는 강원도로 분류됐던 경상북도 울진군도 영동에 포함됐었다. 

관동팔경의 경치와 유적에 대해서는 대표적으로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잘 나와 있다. 그 외에도 1330년 고려 충숙왕 17년에 안축이 쓴 ‘관동별곡’이 있다. 강원도존무사로 지내다 돌아오는 길에 관동지방의 뛰어난 경치와 유적 및 명산물에 감흥을 받아 책을 집필했다. 

최고의 동해안 풍경을 선사하는 망양정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望洋亭)은 경상북도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해안가에 있는 정자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겹처마 팔작지붕 구조로 돼있다. 망양정은 팔경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자라 하여, 조석 숙종이 관동제일루란 현판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망양정의 아름다움은 숙종과 정조의 어제시, 정철의 관동별곡에 잘 나타나 있으며, 그림으로는 정선의 백납병이 유명하다. 관동팔경 중 수일루라고 불리는 망양정에서 내려다보는 동해안은 최고의 풍경을 선사한다. 망양정 가까이에 울진대종이 있어 울진군에서 제야의 타종식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해송숲·일출·모래 해안을 볼 수 있는 월송정
월송정(越松亭)은 경상북도 울진군에 위치한 정자로 관동팔경 중 하나다. 울진군지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시대의 네 화랑인 영랑, 술랑, 남석, 안상의 유람지였다고 한다. 월송정의 명칭은 달빛과 어울리는 솔숲이라는 뜻(月松을 잘못 표기함)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신선이 솔숲을 날아 넘는다는 뜻(越松)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월송정 인근 소나무 숲은 오랜 세월을 거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정자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가슴 벅찬 감동을 준다. 정자 하단엔 바닷가로 나가는 통로가 있다. 모래 해안과 소나무 숲길이 조성돼 있어 월송정에서 구산해수욕장에 이르는 해송 숲을 걷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월송정은 조선 성종이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종은 당시 화공에게 “조선 팔도의 사정(활터의 정자) 중 가장 풍경이 좋은 곳을 그려 오라”고 명령했고, 그려 온 여러 곳의 정자 그림 가운데 월송정을 최고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