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집행부, 새로운 협회로 거듭 나야 합니다.

2011-03-01     김영수 대한건축사협회 22대 회장

희망과 기대를 안고 신묘년 새 해를 맞은 지도 벌써 두 달이나 됐습니다. 어느 듯 겨울은 가고 만물이 생동하는 새봄이 또 오고 있습니다.

이 좋은 때를 맞아 지난 25일에는 본협 정기총회가 개최되었고 새 회장과 감사도 선출했습니다. 먼저 당선의 영광을 차지한 강성익 회장과 이영호 감사께 축하의 말씀과 더불어 환영의 박수를 보냅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한 6명의 회장후보 각축장에서 회장의 오랜 숙원을 성취한 강회장이야 말로, 대한건축사협회를 위해 마지막 생애를 걸고 헌신할 수 있는 우리 협회의 최고 리더로 선출된 것입니다. 선거는 당락밖에 없기에 이번에 기회를 잃은 분들은 전보다도 더 강회장을 밀어주고 회원들을 위해서도 가일층 협회를 도와주길 바랍니다.

‘새 술은 새 푸대’라는 말과 같이 이제 새 회장은 새로운 집행부를 탄생시킴으로서 그동안의 구상과 공약을 토대로 회원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과감하게 펼쳐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건축사하면 너 나할 것 없이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기에 어떻든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인식과 그 어떤 새 전기가 마련되지 않고는 안 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는 요즘입니다. 심지어 건축사라는 전문직이 와해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자조적인 우려와 함께, 우리사회에서는 다시 선망의 직업인으로 되돌아올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동안 건축사 개인이나 협회나 할 것 없이 구호나 외침은 난무했지만 정작 힘을 모아 실천하고 타개하는 노력은 너무나 미흡했던 것도 솔직히 인정해야할 부분입니다. 우는 애기에 젖 준다고 정부의 건축정책은 생색내기만 급급했지 조금만 앞서가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해버리는 것이 또한 정부의 건축행정이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제 강성익 회장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새 집행부야 말로 생각보다는 실천을 그리고 온건 보다는 투지를 앞세우고 뛰기 시작해야지 더 이상 망설이거나 머뭇거릴 시간이 정말로 없습니다. 건축사도 건축사협회도 비장한 각오와 죽기를 결심하고 뛰는 절박한 오기가 아니고서는 그야말로 안 됩니다.그냥 살고자 하면 점점 더 죽을 수도 있지만 죽을 각오로 다시 뛴다면 결코 죽지는 않는다는 말을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태산이 높다고 못 오를리 없고 대양이 깊다고 못 건널 수가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저력과 얼마든지 치고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건축사임을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달릴 대로는 저기 보입니다만 중간 중간 흩어져 있는 장애물도 만만치 않을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우선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때가 때인 만큼 작금의 어려운 시대상황을 뚫고 건축사의 업역을 확장하면서 건축사의 자존심을 되찾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확실히 돌파하고 성취할 수 있는 유능한 이사진을 구성하는 일입니다. 첫 단추 구멍이 맞지 않으면 그 다음도 끝도 허황한 꿈에 불과합니다. 회장이 아무리 훌륭해도 임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그나마 잘 가고 있는 협회조차 기우뚱했던 예를 거울삼아 이번의 이사선출은 협회의 운명을 건다는 차원에서라도 꼭 성공적인 결과를 남겨 주기를 바랍니다.

실의의 건축사 사회를 생기가 감돌도록 바꾸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건축사법과 협회정관도 새로이 정립해야 하고, 갓 출범한 건축사공제조합도 독립과 성장발전의 틀을 조기에 완성해야 합니다. 건축물 유지관리제도의 도입과 친환경건축문화의 접목도 더없이 중요하고, 미래의 건축사를 먹여 살릴 건축연구소의 확대개편은 물론 건축단체통합의 계속추진과 국가건축정책위원화와의 정책공조 또한 빼놓을 수없는 선결과제들입니다. 여기에 강회장의 공약사항인 건축신고제도의 건축허가제도로의 전환과 아직도 협회를 멀리하고 있는 미가입 건축사의 협회 등록방안도 그리 쉬운 일만은 결코 아닙니다.

이렇게 달려가는 길에는 아무리 강력한 협회라도 혼자서는 쉽게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난관을 돌파하는 데에는 마땅히 회원들 모두 힘을 보태야하고, 이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데에는 서로를 이끌어주는 상호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듯 회원이 협회의 주인임은 두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우리는 이 간단한 진리를 외면하거나 무관심해 버리는 경우가 너무도 많습니다. 이 난국을 타개하고 반드시 건축사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도 올해를 그 출발점으로 잡고 주인의식으로 협회를 이끌어가는 우리만의 조직논리를 반드시 구축해 나가야만 합니다.

아무쪼록 새 집행부의 건투를 빌고 회원님들의 건강과 행운은 물론 우리 협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해 마지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