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2011-03-01     백민석

혼|창|통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저자 이지훈
출판사 쌤앤파커스면수 304쪽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
저자 카민 갤로
역자 박세연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면수 374쪽

 

 

 


 

‘건축계의 봄날은 언제나 도래할까? 올 해는 좀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 출발한 2011년도 벌써 2개월이 지나가고 있지만 2008~2009년 미국발 경제 위기의 여파는 여전한 것 같다. 사실 이러한 위기 속에, 돈을 버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목적이 되고, 복잡한규제를 피해 다니며 편법을 만들어 내는 것으로 능력을 평가하고, 제 밥그릇 챙기기 경쟁에 의해 업계 스스로가 고립되고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윤리와 가치관의 위기’라는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낙관이 통하지 않는 시대’, ‘과거의 영광을 돌이킬 수 없는 시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불확실성의 시대’, ‘영원한 위기의 시대’ 등으로 표현되는 현 시대를 살고 있 는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이러한 변화의 시발점으로 ‘혼|창|통’의 저자 이지훈은 책 제목 그대로 혼(魂), 창(創), 통(通)이라는 세 가지 명제로 정리하였다. <조선일보>의 주말섹션 중 하나인 ‘위클리비즈’의 편집장인 저자는 여러 경영자들과 경영사상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키워드를 정리, “큰 뜻을 세우고(魂)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며(創) 물이 흐르듯 소통하라(通)”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 시대를 헤쳐 나갈 유일한 생존전략이라고 제안하기에는 당연하고 진부한 이야기같기도 한 이 메시지는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답은 ‘기본’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저자는 ‘혼’을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물음의 과정으로 보고 가치와 철학을, ‘창’을 익숙한 것과의 싸움이자, 매일 새로워지는 것으로 보고 관찰과 질문, 연결을, ‘통’을 큰 뜻을 공유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로 보고 경청, 공감, 이해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혼’은 큰 꿈이고 큰 꿈은 대의로서, 개인의 차원을 뛰어넘는 대의일 경우에 가장 본질적이고 존재론적인 의미를 가지며, 큰 울림을 갖게 되고 꿈은 나눌수록 커지게 되어 큰 꿈을 가진 사람과 기업은 나눔으로 성공을 키우고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창’을 ‘혼’이 현실로 보이는 과정으로 보고, ‘창’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세삼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고, 무엇이든 “왜?”라고 묻고, 항상 현장에서 새로운 것들을 관찰하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최대한 집적거리며 실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을 때 창의력은 생성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은 사람과 사람, 조직과 사람, 조직과 조직, 리더와 추종자들의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일컫는 말로 설명하지만 저자는 통을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하는 데 단순히 내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상대방에게 제대로 이해되는 차원을 넘어서 조직 문화 자체가 의기투합(意氣投合)하여 창조적으로 혼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말의 덕(德)과 유사한 개념으로 통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기술만 좋아서는 안 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세워주고자 하는 진심이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말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정이 통하고 혼이통하고 뜻이 통한다고 보고 있으며 ‘통’이야말로 최고의 혁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혁신’이라는 단어와 함께 스티브 잡스에 대한 사례가 자주 등장한다.

무한경쟁과 변화무쌍한 시대에 아이팟, 아이폰 등으로 21세기의 첫 10년을 자신의 시대로 만든 스티브 잡스에게는 ‘혁신’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 다닌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혁신을위한 경영철학의 원칙을 분석한 책이 카민 갤로의 ‘스티브 잡스 무한혁신의 비밀’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혁신의 7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좋아하는 일을 하라, 두 번째, 세상을 바꿔라, 세 번째, 창의성을 일깨워라, 네 번째, 제품이 아닌 꿈을 팔아라, 다섯 번째, ‘NO’라고 1,000번 외쳐라, 여섯 번째,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라, 일곱 번째, 스토리텔링의 대가가 되어라 등이 그것이다.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를 모토로 한 애플사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조언, 즉 비전, 배려, 창의성 등을 배경으로 한 이 원칙들은 앞서 소개했던 ‘혼, 창, 통’과 일맥상통 한다. 그리고 혁신을 ‘어떻게 해야 고객이 성공하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정의, 서비스 산업의 궁극적인 가치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고객이 앞으로 필요로 할 것이 어떤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미리 준비하고 고객의 니즈(needs)를 새로이 창출,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과연 우리는 고객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었나? 그저 고객의 요구에 적당히 대응하며 생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망각(妄覺)이라고 한다. 아프고 쓰리고 구질구질한 기억들을 전부 안고 살아야 한다면 삶은 끔찍할 것이다. 우리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 건축계의 대 반전을 꿈꿀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망각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망각의 힘은 희망을 갖게 하기 위함이지, 신기루를 보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망각의 힘으로 일어날 수 있지만 냉철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희망을 설계해야 한다.

이제 대한건축사협회 및 시도건축사회는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한다. 새롭게 뜻을 세우고 가만히 서 있지 않고 성장하며 회원의 소리를 2배 이상 경청하고, 회원들과 협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도모하는, 즉 혁신적인 집행부의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