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토론회와 향후과제
본지는 지난 10일 대한건축사협회 회장후보자 초청 토론회를 사 협회 국제회의실에서 가졌다. 그간 서울을 비롯한 지방 시 도 단위에서 토론회를 개최한 적은 있으나 본 협회 차원에서 이뤄진 것은 처음이었다.
6명의 후보자 전원이 참석하여 2시간 30여분에 걸쳐 진행된 금번 첫 토론회는 어떤 후보자도 이의나 항의 등 껄끄러운 일 없이 끝냈기에, 이 점만으로도 일단 성공한 토론회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후보자 간 평소 같으면 묻기 어려운 예리한 질문을 하여도,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답변한 점 등은 리더의 제일 조건인 덕성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보기에 좋았다.
본 토론회를 주관한 편집위원들은 후보 상호 질의 시, 당선 가능성이 큰 후보에게만 질문이 집중될 것을 우려하였으나, 이 또한 편중되지 않고 산술평균에 맞게 되어 염려를 불식시켰다. 또한 후보들은 미리 주어진 기조연설과 공통질의에 대하여 사전에 많은 준비를 하여 성실히 답변에 응하였으며, 현장에서 주어진 개별질의에서도, 어려운 질문을 오히려 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해명 기회로 삼는 등 세련된 답변으로 성숙한 토론문화를 보여 주었다.
편집위원들은 기회균등의 원칙에 의해 자리의 배정이나 발언 순서 등에 대하여도 후보들의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 몇 가지 방안을 만들어 제시하였다. 그러나 가장 쉬운 방법에 동의해 주었고, 발언시간의 제한에 대하여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았다.
토론회의 개최 사유는 첫째, 대의원들에게 투표할 후보자를 좀 더 잘 알게 하여 올바른 회장을 뽑기 위함이고, 일반회원들에게 후보에 대한 정보 제공과 더불어 투표권은 없어도 정책질의를 통해 참여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전 회원을 대상으로 공모한 질의에 참여한 회원이 10여명에 불과하였다. 설날이 끼인 점을 고려하여도 본래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방청석도 마찬가지로, 후보자들과 그 관계인들만의 자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둘째, 후보자의 공약을 미리 회원들께 공지하지 못한 점이다. 이를 공지하려면 이주일 뒤쯤 토론회를 열어야 하는데, 그리되면 신문에 게재할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선거부터는 초기 홍보물 제출 시 이를 공개할 수 있어야 하겠다. 내용에 있어서 최종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정책적인 질의도 많아져 보다 충실한 토론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관위에 대한 것이다. 선관위원이 토론회에 참석하여 규정위반 유무를 감시 감독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며 의무이다. 주최 측도 이를 배려하여 선관위원석을 후보자 옆에 마련하여 놓았고, 진행내용도 미리 송부하였다. 이로서 사후 문제가 있을 경우, 이를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꼭 필요한 공지사항이 있다면 단 몇 분 전에라도 구두로 알려야 할 것이다. 또한 타이트한 시간에, 사전 동의 여부나 회장의 유고 발언으로 분위기를 깬 점은 향후 있어서는 안 될 유감스러운 일이다.
금번 첫 토론회를 거울삼아 향후 더욱 성숙되고 알찬 토론문화가 정착되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