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대선후보가 끝까지 완주하지 않고 중도에서 포기하였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언행(言行)에 대하여 책임을 졌다.

우리 시대의 삶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중 대통령을 포함한 각 단체 지도자의 생각이나 행위가 개인이 소속된 각 구성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편의 예로서 현 정부의 신 자유경제주의라고 하는 경제정책은 개인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국민들을 양극화 시켜 버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앗아가 버렸으며, 이로 인하여 공동체의 가치(價値) 및 인간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대한건축사협회는 내년 2월 27일에 새로운 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협회 설립이후 반세기라는 기간이 지났어도 회장을 선출하는 제도가 회원 개개인이 아닌 대의원들에 의하여 선출하는 것이 유감스럽지만 우리의 회장이 되려고 하는 자는 무엇보다도 대한민국 건축사로서 이 어려운 현황을 타개하고 협회에 충실하게 봉사한 자로서 공개적으로 검증(檢證)되고 평가(評價)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현실이 경제적 극한에 내몰려 있고 회장마저 잘못 선출한다면 건축사업(業)의 미래는 일말의 희망이나 기회조차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들의 자식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직접적인 일이다.

역대의 회장들은 공과(功過)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겠지만 금번 회장은 과(過)를 가질 여유가 없다.

그러면 이 시점의 우리가 어떤 회장을 필요로 하는가?

선출하여 달라고 할 때의 공약과 실천 행동이 다른 자,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고 주관적인 판단으로 회원들에게 불이익을 끼치며, 자신의 영욕을 우선으로 위장하고서는 회원과 협회를 위한다고 하는 뻔뻔한 자, 자신에게 곤란한 일이 있을 때 회피하거나 뒤에 숨거나 남을 탓 하는 자, 올바른 정책으로도 정부에 꼬리 내리는 자는 불가하다.

그러면 누구여야 하는가?

건축사업(業)의 근본인 설계·감리를 알고 이를 주업으로 삼는 자, 말 한마디의 가치(價値)를 소중하게 여기며 중단 없이 이를 실천 하려는 자, 미래에 대한 통찰력으로 회원들의 처지를 살피며 이해하고 극복하여 타파하려는 자, 자신이 추진한 정책에 끝까지 책임을 가지며 지는 자, 최소한 건축 관계법의 기본이라도 이해하고 정책으로 펼 수 있는 자이다.

우리는 ‘희망’이란 단어를 포기하고 싶지 않으며, 더 이상 버틸 여력도 시간도 없다. 우리들의 후배 및 자손들에게 더 이상 이런 현상을 물려주어서는 아니 될 일이 아닌가?

우리는 원한다. 강한 건축사이기를….

회원의 권익과 협회를 위하여 과감히 앞장서는 협회장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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