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협력위원회 기고문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500명이 넘으며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등 주변국을 넘어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 이러스 사태와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자동차산업에서조차 여러 완성차 업체의 생산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보며, 한 국가의 일이 전 세계의 일이 되어버린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경제성장률이 코로나바이러스로 0.1% 낮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을 최대 우방으로 여기는 북한은 아직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북한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중국과의 국경은 폐쇄되었고, 중국 관광객은 입국거부를 당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중국으로부터 들어 오는 많은 양의 수입물자 방역 처리에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쓰고 있다.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북한 경제에 코로나바이러스는 예상하지 못한 큰 위협이다.

성과 없이 끝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해법이 있어야 협상이 가능하다며 ‘정면돌파’, ‘자력갱생’을 주장하고, 시진핑 주석은 14년 만에 북한을 방문했다. 새로운 국면을 모색하기 위해서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긴밀히 협력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을 잠시 잃는 악재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경제발전과 번영을 약속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중 간 세계 주도권 경쟁은 자국의 실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정치적 구도이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경쟁 속에서 북한은 중국이 꼭 지켜야 할 우방국으로 중국을 통해서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중국은 공산당 창건된 후 100년이 지나는 2021년 샤오컁 사회를 건설 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후 백년 후인 2049년에 미국을 초월하는 강대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때문에 미국이 취하고 있는 ‘힘을 통한 평화’ 전략이 중국에 그대로 통하기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 미국은 대중국 무역 분쟁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 중국의 영향력을 활용하려 하였지만 무역분쟁에서 중국의 유연한 대응과 북한의 양보 없는 대응은 미국의 ‘힘을 통한 평화’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국제 정세의 변화는 북미관계를 냉각시키고 북중러와 한미일의 구도를 고착화시킨다. 미·중의 세력전 속에서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급속히 저하시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북한은 새로운 구도를 모색할 필요가 생긴다.

북한,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에 국경 차단
달러 고갈 및 체제불안으로 새로운 구도 모색할 필요
한국, 미국·중국을 대신해 북한과 새로운 관계 모색하는 방안 고민해야

대한건축사협회 남북교류협력위원회(위원장 이정희)는 국제질서의 변화를 심도있게 이해하고 안정적인 평화통일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2월 12일부터 13일 양일간 통일부 통일교육원(강북구 수유 동 소재)에서 남북 및 국제 문제 전문가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변화 속에서 우리 정부의 적절한 대응은 무엇인지, 이 과정에서 건축 영역의 전문 가인 건축사의 역할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대한건축사협회는 회원들과 함께 무엇을 준비해 가야 할지에 관해 의미 있는 강의와 토론을 벌였다. 아울러, 최근 심각해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대선 국면에 접어든 미국과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을 대신하여 대한민국이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데 중요한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유주헌 건축사 (제이에이치와이 건축사사무소) ·
대한건축사협회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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