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동해 펜션 화재, 불법 건축물 영업행위가 참사 빌미

반복되는 人災, 건축사 역할 강조가 불법 건축물과 안전사고 막는 첩경 박관희 기자l승인2020.02.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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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모여 가족의 안부를 묻고 덕담을 나눠야 할 설날, 예고 된 인재로 인해 일가족 등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지난 1월 25일 19시 46분경, 강원도 동해시 일출로에 위치한 토바펜션 바다실에서 가스폭발에 의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투숙 중이던 일가족 등 7명 중 5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이들 역시 중상을 입은 상황이다. 이번 화재는 현장감식 결과 가스폭발로 확인되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 1월 27일 윤승기 동해시 부시장이 펜션 화재사고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동해시청)

◆ 건축물 대장에는 펜션 아닌
   다가구주택으로 분류 ‘불법 건축물’

동해 펜션 화재사고는 2018년 10명의 사상자가 났던 강릉 펜션 화재, 또 서울 종로 고시원에서의 화재 등에서 보아온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불법이 키운 유사 화재사고이다. 경찰 및 소방당국에서 화재사고 경위를 파악하던 중 문제의 펜션은 건축물대장상 ‘근린생활시설 및 다가구주택’으로 분류돼 있고, 펜션 등 숙박업 등록과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으로 펜션 영업을 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동해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월 27일 윤승기 동해시 부시장은 “미신고 숙박시설의 성행은 SNS나 숙박공유 사이트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문제”라면서 “지난 해 10월 보건복지부가 온라인 중계 플랫폼을 통해 적발한 업소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해 자진폐업을 유도했고, 11월에는 인터넷 모니터링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로 적발된 업소에 대해 자진폐업 권고와 인허가 신청안내를 한 바 있지만, 이번 사고 펜션의 경우 현장 점검과 모니터링에서 빠져 있었다”며 펜션 측이 불법영업 행위를 저지르고 있었지만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정보통신 채널은 갈수록 다양해지는 반면에 단속 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적의 처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고, 이로 인해 각종 불법 건축물 영업행위에 대한 단속에 누수가 있었다”고 진단하며 “묵인 또는 방관한 것이 아니며 그동안 소방서를 비롯한 관계기관과 함께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불법 건축물에 대한 단속과 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고 부연했다.

◆ 지난 12월 화재안전특별조사에서
   화재사고 펜션 위반사항 적발돼…
   사전 인식했지만
   늦어버린 조치 ‘아쉬움’

화재안전특별조사 역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화재안전특별조사는 2018년 1월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다중이용건축물에 대한 전수조사 형태로 실시됐고, 이번 사고가 일어난 펜션의 경우 지난 해 11월 4일 화재안전특별조사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돼 12월 9일 동해시에 통보되었다. 사고가 난 펜션의 위반사항에 대한 인지가 진작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윤 부시장은 “화재안전특별조사의 후속조치를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가 실태조사를 실시해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면서 “동해소방서에서 통보된 위반사례에 대한 후속조치를 위해 화재안전특별조사 후속조치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 금번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발언을 통해 빠른 조치가 진행됐다면 참사를 막을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할 수도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불법 건축물,
   피난동선과 소방위험 등
   건축사 역할 부재가 사고로
   ‘일파만파’

전자에서도 언급됐듯 유사 화재사고와 동해 펜션 화재사고를 볼 때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불법 건축물, 그로 인한 안전관리 등의 해묵은 문제가 발화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한 건축사는 “만약 사고가 난 건축물이 펜션 또는 숙박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다면 이 과정에서 건축사는 피난동선과 소방위험에 대한 설계 반영 등 조치를 선행했을 것이다”면서, “불법의 자행이 건축사라는 필수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역할의 배제를 불러왔고, 그것이 사고로 이어진 케이스이자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개선되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현상”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제 일선 현장에 있는 건축사들은 불법 건축물 만연과 일련의 화재사고 등의 재난은 건축주들이 건축사의 필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면서 제도 정비를 통해 건축사의 역할과 개입이 더욱 확대되고,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관계자는 “안전사고 예방에는 예외가 없어야 하듯 안전설계를 책임지는 건축사는 건축행위 간 항상 필수적 요건이 되어야 한다”면서 “예비 건축주들과 시공자들이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고, 안전사고 위험성을 차단하는 등 건축사들은 국민의 재산과 안전의 수호자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보다 구체화하고, 공공히 하는 제도와 정책이 뒷받침될 때 불법 건축물과 안전사고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관희 기자  look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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