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전문 건축사 2기 교육을 마치며

배움을 좋아하는 필자는 협회 홈페이지를 보고 작은 흥분에 휩싸였다. 9주간의 구조교육 모집요강을 보자마자 나는 신청서를 쓰고 있었다. 오래전 구조계산 사무실 근무도 했었고, 학교 때 구조수업을 좋아하기도 했으나 현업에서 의레 구조계산업무는 구조기술사에게 위임해 왔다.

“대표님! 이번 주 수요일은 미팅할 수 없어요. 서울 본협에서 회의가 있거든요.” 건축주들께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9주 간 교육을 받았다. 교육 당일, 아침부터 설렘을 느끼며 미리 배포해준 교육 내용을 보았다. 예전 업무에 비해 이런 것들이 달라졌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수업을 기다렸다. 피교육자는 늘 힘들다, 라는 말이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강의해주시는 교수님들을 보면서 나의 특혜(시간, 거리 등등)를 생각하니 다른 건축사들에게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다.

건축사가 알아야하는 지식이나 업무 영역에 대한 배움은 어디까지인가. 늘 하나를 배우고 나면 더 궁금한 것이 생기고 자고 나면 새로운 공법이나 변경된 법규가 나오니 건축사들은 늘 긴장해야 한다. 변화되는 트렌드를 어디까지 따라갈 수 있을지, 어떻게 해야 본인 재산 전부 또는 일부를 맡기는 건축주들을 만족시키고 우리 또한 작품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지 늘 고심한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건축 현장의 가장 밑받침이 되는 설계, 감리를 담당하면서 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이번 교육을 통해 이렇게 좋은 커리큘럼을 준비해주신 대한건축사협회와 석정훈 회장님, 교육원 원장님, 지도 교수님, 그 외 관계자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 어쩌면 모르고 무심히 넘어갈 수 있었던 구조 관련 지식이 왜 그렇게 됐는지 새삼 일깨워주시고, 당연시되었던 현장의 습성에서 단호히 고쳐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또 건축주 입장에서 안전성과 경제성, 아름다움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예술인으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었음을 확신한다.

더 욕심을 부리자면, 모든 건축사들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방에도 이런 기회를 준다면 이번처럼 제주나 익산, 여수에서 온 건축사들이 1박 2일 동안 교육을 받고 돌아가야 하는 애로사항을 조금은 덜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러모로 미안함과 뿌듯함이 교차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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