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도 사람처럼 스토리가 있어요…2019년 이끈 건축 작품들과의 만남

‘월간 건축사 2019 작품전’, 2일부터 31일까지 전시 / 6일 오프닝 행사 및 1차 작품설명회 열려…2차 작품설명회는 20일에 이유리 기자l승인2019.12.1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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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건축사 2019 작품전’ 설명회에 참가한 이재혁 건축사가 관람객들에게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건축물도 사람처럼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관람객)”
2일 서울 마포구 소재 ‘이건하우스’ 홍대전시장에 올 한해 ‘월간 건축사’에 게재된 건축 작품들이 전시됐다. 오프닝 행사는 6일 18시에 진행됐다. 행사에는 홍성용 대한건축사협회 편집국장(건축사사무소 NCS lab), 강재원 편집위원(곧 건축사사무소.주), 김주원 편집위원(홍익대학교 교수), 김창균 편집위원(주.유타건축사사무소), 전진삼 논설위원(와이드 AR 발행인) 등 대한건축사협회 위원들을 비롯해 건축사, 학생, 일반인 등 다양한 관람객들이 모였다.
작품설명회는 19시부터 진행됐다. ▲김흥기(예담 건축사사무소  ‘올림픽공원 옆 가게 _ 경량철골 근생-K1’) ▲이재혁(주.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충신 연극공유센터’) ▲신현보(신현보 건축사사무소 ‘어반 스페이스’) ▲정효빈(HB 건축사사무소 ‘우주(宇宙)’) ▲김창균(주.유타 건축사사무소 ‘비원(祕苑)’ ▲이인호(주.건축사사무소 이래건축 ‘주한 스위스 대사관’) ▲최재복(오드 건축사사무소 ‘심락재’) 등 7인의 건축사들이 발표자로 나서 각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었다.

◆ 대사관에서 카페, 주거용 한옥까지
   각양각색 비하인드 스토리

첫 번째 발표는 김흥기 건축사가 맡았다. 그의 작품 ‘올림픽공원 옆 가게 _ 경량철골 근생-K1’은 평창 올림픽 한 달 전에 증축된 조립식 주택이다. 강원도라는 지역적 특색과 카페라는 건축물의 용도에 맞게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무대와 커피의 이미지를 작품에 녹여냈다. 여기에 시험관 파이프와 타일(흙) 등 자연재료를 사용해 편안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건축사의 노력이 통했을까. 김흥기 건축사는 이 건축물로 2018 건축문화재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이 건축물에 자리 잡은 타르트 카페는 현재 강릉의 핫 플레이스로 통한다.
‘충신 연극공유센터’는 오래된 이층 주택 세 개를 연결해서 만든 재생건축물이다. 연극무대, 카페, 루프탑 등 다양한 공간들을 개성적으로 연출한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재혁 건축사는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계획을 수차례 수정해가면서 공사를 진행했다.

마포구 골목에 위치한 ‘어반 스페이스’는 임대용 건물답게 투자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작됐다. 신현보 건축사는 임대면적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일조권 사선제한을 피해서 북측에 주차장을 잡았다. 건물자리는 자연히 남측이 되었다. 그러나 건축적인 정면성과 상업성을 갖춘 북측을 포기할 순 없었다. 결국 일조사선에 따라 북측으로 물러나는 식으로 건축물을 쌓아 올려 두 개의 건축물이 비틀려 쌓인 것과 같은 독특한 형태가 완성됐다.
집이라는 뜻의 ‘우주(宇宙)’는 40대 부부와 곧 태어날 아기의 보금자리다. 정효빈 건축사는 가족이라는 각각의 행성들이 다양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벽 대신 ‘빈 공간’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아이 방, 애연가의 방 등 각 사용자들의 특징을 고려해 개성적인 공간을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자연과 가까이하고 싶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해 집 곳곳에 마당을 배치, 인근 도로와 공원의 풍경도 확보했다.
‘비원(祕苑)’은 중국산동지방의 벽돌로 제작됐다. 시공 전에 재료가 운송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벽돌이 변색되는 일이 있었는데, 덕분에 평범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고 차분한 작품이 완성됐다. 이 작품은 꼭대기 층은 건축주가 거주하고 나머지 공간은 임대용 시설로 활용할 목적으로 기획됐다. 여러 사용자들이 이용하게 되는 만큼 김창균 건축사는 동선에 신경을 썼다. 1층, 지하, 2층에 별도의 계단과 승강기를 마련하고, 층별 볼륨을 엇갈리도록 쌓아 각 층마다 자연스러운 테라스 공간을 마련했다.

‘주한 스위스 대사관’은 이인호 건축사와 ‘버크하르트+파트너’가 협업한 국제건축공모전 당선작으로, 한옥의 마당과 유럽의 도시 광장을 융합하고자 했다. 마당을 중심에 두고 병풍처럼 건물을 배치하는 한편 통유리를 설치해 주변 경관을 끌어들였다. 또 목재로 만든 처마와 서까래 등으로 한국적인 미를 구현하고 외부를 노출 콘크리트로 감싸 현대적 요소를 더했다. 주변의 고층건물들처럼 건물을 높이 올리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 낮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던 과거의 자취를 보존하기로 했다. 이인호 건축사는 “주변 고층건물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게 하려고 고민했다”고 말했다.
‘심락재’는 어린 시절을 한옥에서 보낸 교사 부부가 자녀들에게 같은 추억을 물려주기 위해서 의뢰한 작품이다. 최재복 건축사는 좁은 대지를 극복하고 전통한옥의 장점을 살리는 데 주력했다. 채는 분리하고 경사의 흐름에 따라 높이차를 두어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한 층간을 오르내릴 때마다 건물 방향이 바뀌는 스킵 플로어 구조를 적용해 조도나 시간이 변할 때마다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

▲ ‘주한 스위스 대사관’에 대해 설명하는 이인호 건축사.

◆ 건축물의 근본토대와
   과정 공유의 장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하고 이건창호와 한국엡손이 협찬한 이번 전시는 ‘월간 건축사’ 창간 이래 기획된 최초의 건축전이다. 2019년 ‘월간 건축사’에 게재된 작품들 중 약 50여 점을 선보였다. 1차 설명회의 사회를 맡은 김창균 편집위원은 “건축이 만들어진 근본토대와 과정에 대한 스토리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로 전시를 준비했다”면서 “지방에 계셔서 소외된 유능한 건축사분들을 위해서 앞으로 더욱 행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류가영 대한건축사협회 학생기자는 “‘월간 건축사’에 실렸던 작품들을 더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건축사분들이 직접 본인의 프로젝트를 설명해주셔서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이론으로 배울 수 없는 실무, 재무, 건축주와의 관계 등을 간접적으로 경험했다”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전시는 31일까지 진행된다. 2차 작품설명회는 20일 19시에 열리며, 조성욱 대한건축사협회 편집위원(주.조성욱 건축사사무소)이 진행을 맡는다. 02-3415-6862~5.

이유리 기자  leeyr87@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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