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관리법에 관한 소고

정창호 건축사l승인2019.12.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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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서점가에 디지털 트렌드, 디자인 트렌드 등 다양한 분야의 트렌드에 관한 서적이 관심을 끌고 있다. 트렌드에 대해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Faith Popcorn)은 화려하고 곧 스러져 버리는 일시적인 유행과 달리 영향력의 범위가 크고 넓으며 평균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정의하였으며, 매년 다르지만 연관성을 지닌 주제어들이 선정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건축물관리법' 내년 5월 시행 건축사 역할충실히 수행 위해 새로운 매뉴얼에 대한 관심과 교육참여 필요

올해에도 다양한 키워드가 선정되었고 그 중 뉴트로(Newtro)라는 신조어는 레트로(Retro)의 범위를 넘어 음악,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복고에 대한 새로운 공감대를 정의했다. 동네에 있는 오래된 목욕탕이 미술관으로, 낡은 주택이 카페로 바뀌며 붉은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공장이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변모되어 세대가 함께 공감하는 장소가 됐다. 쇠락한 지역에 위치한 오래된 건물이 철거 후 재개발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개발 공식이 낡았다고 하더라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감성적 요소가 있다면 철거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재생에 관한 관심이 늘어났다.

2020년에 대한 트렌드에 대해 쓴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0’란 책의 주제어 중 ‘페어플레이’라는 키워드는 공정하지 못한 사회현상에 대한 분노와 이를 바로잡기 위한 매뉴얼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을 함축하였는데 건축 분야의 경우 대형 화재, 건축물 붕괴 사고 등 각종 사고로 인해 건축에 관한 불신이 늘었다고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세부 항목 중‘계약과 매뉴얼을 중시한다’는 키워드는 계약과 매뉴얼에 대한 중요성이 향후 증가할 것임을 함축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시행되는 건축물관리법을 보더라도 단지 건축물 유지관리에 대한 규정이 아니라 건축물 인허가에서 철거에 이르는 전 과정을 기록, 관리하기 위한 법이며 구체적인 내용과 함께 벌칙에 대한 강화가 눈에 띄는 부분이다. 단위면적 당 얼마라는 포괄적 합의에 따른 계약 내용에 매뉴얼 증가에 따라 추가되는 인증과 심의에 소요되는 업무가 계약 내용에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매뉴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요구되는데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Peter Druker)가 예상한 정보화 사회에 이어 도래할 사회가 지식이 핵심 자원이 되는 지식 사회에서 건축사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변경되는 매뉴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건축사, 건축물과 공간 환경 질적 향상 위해선 전 건축사 지식·정보 소통하는 '오픈 플랫폼’도 새해 마련되길 기대

매뉴얼이 증가하면서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 증가가 예상되는데 의료기간이 실시한 조사를 참고하면 진료시간이 늘어나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이에 대한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우리가 사는 공간이 쾌적하고 안전하기 위해 소요되는 검토 시간에 대해 국민적 공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세심한 고려와 검토를 통해 건축설계의 질을 향상하게 되면 건축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고 이를 위해 통합된 건축 서비스 시스템이 마련된다면 서비스 품질이 향상 될 것이다.

오랜 시간 공들여 작성한 설계도면도 현장에 가면 다르고 수차례 확인한 부분에서도 초보적인 실수가 발생되는 것처럼 매뉴얼 또한 전문가의 검토와 공청회를 거쳐 공표되어도 연간 30만동의 건축물에 적용하면 개선되어야 할 불합리함이 있을 수 있다.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는 매뉴얼은 수정이 필요하며 건축사에게 축적된 데이터를 모아 빅 데이터를 구축한다면 피드백을 통해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다. 건축물관리법이 건물에 대한 정량적 관리가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건축에 대한 요구와 의도를 매뉴얼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건축설계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가 분석되어야 할 것이다.

건축사는 건축물과 공간 환경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건축문화 발전에 이바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며 국민을 위해 양질의 지식을 제공하고 이를 실현하여 건축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모든 건축사가 참여하여 지식과 정보가 소통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2020년에 마련되길 바란다.

정창호 건축사  (주)에코 건축사사무소, 법제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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